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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확답 못한다며…WHO 사무차장 "韓 축하한다" 왜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사무차장). 연합뉴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사무차장). 연합뉴스

한국 보건당국은 5월 초쯤 확진자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는 등 3단계 완화전략을 발표했다. 이런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완화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WHO는코로나19 종식 시기와 관련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사무차장)은 지난달 29일 스위스 제네바 WHO 집무실에서 한국기자단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이크 라이언 WHO긴급팀장 현지 인터뷰

-코로나가 언제 끝날 것으로 보나.
"아름다운 여름을 맞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여전히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종식을 결정할 것이다. 4월 말 긴급위원회를 여는데, 거기서 종식 선언을 할지 안 할지 답을 줄 수 없다. 종식 선언을 해도 바이러스가 없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한 주에 100만명이 감염되고 6000~8000명이 사망한다. 우리는 끝내고 싶지만, 바이러스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충분하지 않고, 한 국가 내에서도 일부 고위험군이 백신을 충분하게 접종하지 않고 있다."

라이언 팀장은 "변이 바이러스 발생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고위험군 백신 접종을 강화하며, 의료체계의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최근 3단계 완화전략을 발표했는데.
"정부들이 자신의 기반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WHO는 세계 상황을 기반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입장이 다를 수 있다. 한국은 보건시스템이 안정적이고, 바이러스를 제대로 감시하고 있어 접종률이 높다면 이를 토대로 대응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와 의견이 다르다고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게 아니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해제하길 원하지만 안일한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와 관련, 기자단은 이날 테워드로스아드하놈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정문에서 우연히 만났다. "언제 코로나가 끝날 것 같으냐"는 물었더니 "올해"라고 답했다.

라이언 팀장은 "한국에 축하하고 싶다. 코로나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어떤 점이 그런가.
"감시 강도가 높았고, 보건시스템의 역량이 우수하다. 지속해서 백신 접종률을 높였고, 특히 다른 나라를 도운 게 잘한 일이다. 정부기관들과 질병관리청이 잘 협력했다. 펜데믹이 정치적 문제일 뿐 아니라 과학적 문제이고, 공중보건 영역이라는 점에 대해 국민에게 신뢰를 줬다. 과학계의 의견이 정책에 잘 반영됐다고 본다. 질병청장이 훌륭한 성과를 냈다. 한국은 투명성 분야의 모범 사례이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인기를 얻지 못할 수 있는데, 지속해서 솔직하게 얘기하면 신뢰를 얻는다."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한국의 미디어가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이어갔다고 생각한다.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론은 소통의 맨 앞줄에 서 있다. 복잡한 이슈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정부와 기관을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두 가지 역할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또 가짜뉴스의 시대에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치명적이기도 한 정보를 팩트에 기반을 둬 제공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뢰할 만한 것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이 지난달 29일 스위스 제네바 집무실에서 한국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이 지난달 29일 스위스 제네바 집무실에서 한국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확진자 격리를 없앨 때가 안 됐나.
"격리를 강제하는 것보다 사회·문화적으로 개인이 건강상태에 대해 책임지는 게 더 중요하다. 아프거나 호흡기 질환 증세가 있으면 전파하지 않기 위해 집에 머무는 등의 선택을 하고, 이런 선택이 존중받도록 기업과 사회가 분위기를 만들어 한다. 나의 위험, 주위 취약한 사람의 위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려면 뭘 해야 하나.
"동물과 인간 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원 헬스), 우리의 취약성을 줄이는 것 두 가지가 핵심이다. 태풍이 불어도 튼튼한 집에 살면 걱정이 안 된다. 텐트에 산다면 매우 위험하다. 공중보건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데.
"많은 이론과 가설이 있다. 과학적으로 기원을 밝혀나가는 게 중요하다. 아직 존재하는 모든 가설이 논의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라이언 팀장은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를 운영하고, 콜레라 백신의 유일한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국제 보건안보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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