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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고객이 큰손? 요즘 백화점 VIP는 문화센터 회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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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에서 고객이 강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각 사]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에서 고객이 강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각 사]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김모(35)씨는 매주 한 번 아기와 함께 집 근처 백화점 문화센터에 간다. 영·유아 놀이 수업 ‘점핑베이비’를 듣기 위해서다. 보통 수업은 20~30분 안에 끝나는데, 주차는 3시간 무료다. 남은 시간은 백화점을 한 바퀴 돌거나 내부 식당을 찾는다. 김씨는 “외출한 김에 백화점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아기 옷과 화장품 등을 사서 집에 오는 게 ‘루틴’이 됐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숨은 VIP’인 아카데미 수강생이 돌아왔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문화센터 강좌가 정상화하자 수업 전후 자연스럽게 식사와 쇼핑을 하며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에선 침체한 소비 심리를 반전시키기 위해 문화센터 회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6일 신세계백화점은 문화센터 회원의 지난해 월평균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가 150만원으로, 일반 고객(65만원)의 2.3배라고 밝혔다. 이들의 백화점 이용 횟수도 월평균 4회로, 일반 고객(1.8회)의 두 배가 넘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치즈플로&와인과 함께하는 선셋 요트투어’ 강의. [사진 각 사]

지난해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치즈플로&와인과 함께하는 선셋 요트투어’ 강의. [사진 각 사]

문화센터 회원들은 VIP 고객에 준하는 방문 횟수와 객단가로 백화점 매출을 이끌고 있다. 백화점 3사 문화센터 회원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롯데 70%, 신세계 59.7%, 현대 68.8%였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센터 회원 10명 중 9명은 백화점을 방문해 매출을 올린다”며 “고객들의 자기 계발을 위해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최근 매출에 기여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충성도 높은 문화센터 회원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유아 강좌나 노래 교실 등을 휴강했었지만, 올해 봄 학기부터 모든 수업을 정상화했다.

우선 대규모 교육 대신 일대일 또는 소규모의 프라이빗한 강좌를 대폭 늘리고 있다. 필라테스나 첼로·클라리넷 수업, 부모 마음 상담소 등 맞춤 강좌가 인기여서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봄 학기 일대일 강좌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배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대일 맞춤 강좌를 위한 강의실을 올해 안에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전엔 회원 대부분이 40대 이상이었다면 최근에는 부쩍 젊어지는 추세다. 백화점들은 20·30대 회원을 늘리기 위해 인문 교양과 재테크, 아트 콘텐트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봄 학기에 도슨트가 알려주는 ‘현대미술의 이해’와 ‘미술관 현장 학습’, 재테크 전문가들이 강의하는 ‘기초 투자 아카데미’ 등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봄 학기 정규 강좌 수강생은 지난해 겨울 학기 대비해 10.2% 늘었다”며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퍼스널 컬러 클래스’ ‘와인 클래스’ 등은 매 강좌 마감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를 위해 이색 강의도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여러 장르를 더한 하이브리드형 강의를 내세운다.

지난 2월 진행한 ‘윤지원 큐레이터 첼리스트와 모네 인사이드’ 강의가 대표적이다. 미디어아트 전시와 음악·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하루 6만원이란 비교적 고가의 수업료에도 40명 정원이 조기 마감되며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직접 만든 선물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디퓨저·컵케이크·쿠키 등을 만드는 ‘기프트 제작 특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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