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즈가 수다쟁이 됐구나…맥주 한 잔에 알게된 것들

  • 카드 발행 일시2023.04.07

마스터스에 취재를 오면 마감을 끝내고, 그러니까 한국 시간 자정을 넘어 골프 코스 가장 남쪽 저지대인 아멘코너 쪽으로 내려가 맥주를 한두 잔 마실 때가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는 코스에서 맥주를 마시는 데 매우 관대하다. 코스 안 여러 곳에서 술을 판다. 맥주를 사면 로고가 새겨진 플라스틱 컵을 주는데, 그게 괜찮은 기념품이 된다. 컵 모으는 재미 때문에 얼큰하게 취해 맥주 컵을 여러 개 포개 들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맥주 한 잔을 마실 때마다 친구에게 마스터스 맥주 컵을 챙겨줄 수 있다. 기자실에서는 맥주를 원하는 대로 그냥 주기 때문에 컵을 구할 수 있지만 코스에 나와 마신 맥주 컵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경험까지 담아줄 수 있는 진짜 마스터스 컵이다.

오거스타 잔디는 융단처럼 매끈하지만 때론 풀비린내가 난다. 그 향기까지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래의 개울이 휘도는 아멘코너 쪽에서 마신 맥주 컵엔 여기서 일어난 수많은 드라마와 그에 따른 함성과 탄식도 담을 수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12번 홀로 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 저스틴 토머스가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 내셔널 12번 홀로 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 저스틴 토머스가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