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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과 노트가 전부 아니다…'창작의 도구' 꺼낸 줄 서는 문구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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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성수동 개척자'.
2014년 카페 자그마치, 2016년 편집숍 '오르에르', 2020년 과자점 '오드투스윗'를 오픈한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의 별명입니다. 10년 전, 황무지에 가까웠던 서울 성수동의 매력을 발견하고, 찾고 싶은 공간을 연이어 기획했죠. 지난 해 11월에는 오르에르의 한 쪽 구석에 있던 문구점 '포인트오브뷰'를 확장해 3층 규모로 열었습니다. 이후 하루 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죠.
그는 어떻게 매번 사람들이 찾는 공간을 만들까요? 김 대표를 직접 만나 포인트오브뷰 기획 비하인드를 들었습니다.

180평 규모의 성수동 문구점의 시작

포인트오브뷰 1층 카운터에 선 김재원 대표. 1층은 '모두의 관점'을 담은 가장 대중적인 콘셉트의 공간으로 기획했다. [사진 최지훈]

포인트오브뷰 1층 카운터에 선 김재원 대표. 1층은 '모두의 관점'을 담은 가장 대중적인 콘셉트의 공간으로 기획했다. [사진 최지훈]

2018년 도쿄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했어요. ‘문구 브랜드를 해야겠다’. 어릴 때부터 문구점 주인이 꿈이었거든요. 물론 주위에서 우려가 컸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문구점은 달랐어요. 동료들을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운영하던 건물 구석에 테이블 하나 놓고 아주 작게 시작했어요.

당시 저는 성수동의 편집숍인 오르에르를 운영 중이었는데요. 그땐 문구를 보러 오는 손님보다 오르에르를 왔다가 '문구점도 있네?'하고 구경하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가 역전되는 게 느껴졌어요.

고민했죠. 포인트오브뷰를 좀 더 키워볼지, 기존에 하던 카페와 함께 병행할지요.

2022년 11월, 포인트오브뷰에 집중하기로 결심했어요. 카페를 더 성장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커피에 대해 아는 게 부족했어요. 대신 문구는 자신 있었죠. 어릴 때부터 용돈 받으면 문구점에서 탕진할 만큼 문구를 좋아했거든요. 또 필요한 것들은 직접 디자인할 수도 있고요.

처음부터 이름은 포인트오브뷰로 짓고 시작했어요. 보통 브랜드 이름 지을 때 고민을 많이 해요. 편집숍 오르에르의 경우도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아 OR과 ER를 붙여 지었어요. 여기서는 도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문구 = 창작의 도구’

그다음 한 일은 문구의 뜻부터 다시 정의했어요. '문구' 하면 대부분 어릴 때 경험한 학교 앞 문방구를 떠올려요. 하지만 제가 생각한 문구의 범위는 훨씬 광범위했어요. 창작을 위한 도구는 모두 포함될 수 있었어요. 단순히 펜과 노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개념을 설명하기보다, 고객이 공간을 경험하며 느끼길 바랐어요. 그래서 공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질문했어요. 작업하기 전에 필요한 도구가 무엇인지, 일하기 전 리추얼은 있는지를요.

 포인트오브뷰에서 '창작의 도구'에 대해 던진 질문과 고객들의 답. [사진 최지훈]

포인트오브뷰에서 '창작의 도구'에 대해 던진 질문과 고객들의 답. [사진 최지훈]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음료 한 잔, 멍 때릴 수 있는 시간, 좋은 향이나 편한 작업복도 창작의 도구더라고요.

저는 이런 것들을 ‘산책적 도구’라고 생각해요. 

종이나 펜이 무언가를 쓸 수 있는 효율적 도구라면, 모빌이나 문진 같은 오브제는 머릿속에서 산책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 거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작업하는 데는 그런 시간도 필요하잖아요.

질문을 던지는 것 외에 그림을 그리는 공간인 ‘드로잉존’도 배치했어요. 덕분에 ‘어른들의 놀이터’라는 별명도 얻었죠.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물건을 많이 배치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포기하고 이런 장치를 만든 거죠.

하나의 ‘콘셉팅’, 층별로 다른 ‘경험’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가 필요했어요. 층마다 아이템만 바뀌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죠.

브랜드명이 ‘관점’이라는 의미니까 층마다 다른 관점을 보여주려 했어요. 

1층은 모두의 관점이라 ‘에브리원스(everyone's) 포인트오브뷰’로, 2층은 ‘어나더(another) 포인트오브뷰’로, 3층은 ‘나만의 포인트오브뷰’로 설계했죠. 1층은 가장 대중적인 공간이에요. 누가 와서 봐도 쉽게 창작과 관련된 제품이라고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을 배치했고, 전체적인 색감도 따뜻한 베이지 톤이죠.

'어나더포인트오브뷰' 콘셉트의 2층 모습. [사진 최지훈]

'어나더포인트오브뷰' 콘셉트의 2층 모습. [사진 최지훈]

2층에 올라오면 풍경이 달라져요. 리뉴얼 전 포인트오브뷰를 가장 닮은 공간이기도 한데요. 검정 톤이 지배적이죠. 1층에는 누구나 ‘도구’라고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2층은 '이것도 도구가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관점의 전환이죠. 층별로 ‘툴(도구)’, ‘신(장면)’, ‘아카이브’란 이름을 부제로 붙였어요.

2층은 검은색이 주 컬러인데요. 검정 가구를 구하는 게 어려웠어요. 합판에 페인트를 칠하는 경우는 많지만, 저는 나뭇결을 살려 원목을 쓰고 싶었거든요. 다들 '이 좋은 나무에 왜 페인트를 칠하냐'며 반대했죠. 설득 끝에 이 공간을 만들었고 동화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공간을 기획할 때는 벽지나 타일, 집기 같은 것도 하나하나 신경 써 만들어요. 저와 우리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 그래요.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하는 건 아니니까요.

구체적인 감각이 주는 힘, 아날로그

일일 방문자가 1000명이 넘어요.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이 진화했지만, 오프라인 경험은 대체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SNS에 일상을 기록하잖아요. 그런데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과정을 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죠. 

온라인 사이트가 진화해도, 2D는 잔상이 남지 않으니까요. 온라인에서는 효율성을 추구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경험이 남죠. 각각의 역할이 다른 거라 생각해요. 그럴수록 오프라인에는 산책적 요소가 필요하고요. 아날로그의 힘은 거기 있죠. 단지 수첩만 아날로그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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