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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우편·기차·호텔…왜 인천 통해 들어왔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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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우리나라 개화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인천개항박물관을 소개합니다.

100여 년 전 인천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서신이나 물품을 국내외로 보내는 우편, 전국 팔도 방방곡곡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기차, 휴식을 위해 찾는 호텔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개화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신문물이다. 개화기란 1876년 조선과 일본이 맺은 강화도 조약(조일수호조규)을 분기점으로 우리나라가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아 근대적 사회로 나아가던 시기를 말한다. 두 번째,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신문물이다.

인천개항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가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아 근대적 사회로 나아가던 개화기와 관련된 유물과 기록을 만날 수 있다.

인천개항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가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아 근대적 사회로 나아가던 개화기와 관련된 유물과 기록을 만날 수 있다.

왜 외국 문물의 국내 도입지는 인천인 경우가 많을까. 소중 학생기자단이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개항장거리에 있는 인천개항박물관을 찾아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알아봤다. 인천개항박물관은 1883년 조선 개항 이후 개항기 모습과 관련 전시품이 모아놓은 곳이다.

인천은 1876년(고종 13년) 2월 강화도에서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부산·함경남도 원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개항된 도시다. 특히 인천은 조선의 수도인 한성과 가까운 항구였기 때문에 일본은 인천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1910년대 사용된 전신기. 개화기는 조선인들이 접해보지 못했던 신문물들이 대거 국내로 유입된 시기다.

1910년대 사용된 전신기. 개화기는 조선인들이 접해보지 못했던 신문물들이 대거 국내로 유입된 시기다.

1875년 일본은 자국 상품 판로를 개척하고, 조선 침략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운요호 사건을 일으켰다. 일본 군함 운요호가 해안 측량을 핑계로 강화도 초지진에 불법 침입한 뒤 충돌이 벌어지자 그 책임을 조선에 전가한 것. 이를 빌미로 조선의 문호를 강제로 개방하는 조약,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조약이자 일본의 조선 침탈 시발점이 된 강화도 조약을 맺었다. 이후 조선이 미국·영국·일본·독일 등과도 통상을 시작하면서 인천에는 외국인 전용 주거 지역인 조계지가 생겨났다. 세계 각지에서 신문물이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개화기 인천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주요 신문물을 차례대로 살펴보자. 첫 번째 주인공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1888년 준공된 대불호텔에는 온돌이 아닌 침대방으로 꾸민 11개의 객실이 있었고 서양식 식사를 제공했다. 당시 노동자의 일급이 23전 정도였는데, 대불호텔 상등실의 1박 가격은 2원 50전, 일반실은 2원 정도였다. 지금으로 따지면 100만원이 넘는 가격. 그래서 외국인이 주 고객이었다. 인천개항박물관이 있는 인천개항장거리에는 대불호텔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대불호텔전시관도 있다.

인천개항박물관이 있는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에는 개항 후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조선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인천개항박물관이 있는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에는 개항 후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조선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군함인 양무호(揚武號). 조선은 신식 전함을 갖기 위해 1903년 일본으로부터 3424톤급의 군함을 인천항에서 납품받아 ‘나라의 힘을 키운다’라는 뜻으로 양무호라 이름 지었다. 하지만 양무호는 화물선을 개조한 군함이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져서 1904년 일본으로부터 1056톤급의 새로운 군함 광제호를 사들였고, 역시 인천항에서 인도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도 인천 부근에 세워졌다.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km 떨어진 팔미도에서 입출항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위한 지표 역할을 수행했다. 인천개항박물관 전시실에서는 팔미도 등대의 축소 모형을 볼 수 있다.

1896년 창간된 한국 최초의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

1896년 창간된 한국 최초의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

인천항이 있는 서해는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심해서 만조가 아니면 배가 진입하기 힘들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인천에 우리나라 최초로 갑문식 도크가 들어섰다. 인천개항박물관에서는 갑문식 도크의 원리가 담긴 영상을 볼 수 있다. 갑문식 도크란 항구 진입로에 여러 개의 갑문을 만들고, 배가 갑문에 들어오면 바닷물을 가둬 일정한 높이로 맞춰 다음 갑문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러면 조석간만의 차가 심한 항만에서도 선박이 상시로 입출항할 수 있다. 당시 갑문식 도크를 만들기 위한 축항 공사에 참여한 인부 중에는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집하다 검거된 안명근 사건(안악사건)으로 1911년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백범 김구 선생도 있었다.

인천개항박물관에 전시된 1899년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 철도 경인선 기관차 모형.

인천개항박물관에 전시된 1899년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 철도 경인선 기관차 모형.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역시 인천과 관련 깊다. 1899년 개통된 인천~서울 노량진을 잇는 경인선이 그 주인공이다. 1889년 미국 주재 대리공사로 근무하다 귀국한 이하영을 통해 조선 정부는 사람과 화물을 대량 운송하는 철도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철도 부설 추진 과정에서 기술도 자금도 부족해 1896년 미국인 모스에게 서울(한성)과 인천을 연결하는 경인선 부설권을 넘겼고, 모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1899년 1월 철도 부설권은 일본 정부와 자본가들이 세운 경인철도합자회사로 넘어갔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같은 해 9월 18일 인천~서울 노량진을 잇는 33.2km의 철도, 경인선이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은 서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우편물을 접수하고 배달한 도시이기도 하다. 고종은 1883년 4월 우편 창설에 관한 칙령을 발표, 우정총국을 세우고 14명의 초기 우정국 직원들이 한성~인천 간 우편 업무를 시작했다. 한성과 인천의 우체사전부는 매일 오전 9시 서로의 우체사에서 우편물을 담은 우체낭을 짊어지고 동시에 출발했다. 한성우체사와 인천우체사 중간지점이 지금의 서울 구로구 오류동인데, 각각 40리씩 걸어 중간지점에서 만나 서로의 우편물을 교환하고 오후 5시 30분까지 복귀했다고 한다.

개화기 인천의 거리 풍경(위쪽 사진)과 경인선 기관차 사진. 당시 인천은 세계 각지에서 온 무역선과 상인들로 활기가 넘치던 국제적인 도시였다. 인천을 통해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과 신식 군함, 등대 등 신문물이 국내로 대거 유입됐다.

개화기 인천의 거리 풍경(위쪽 사진)과 경인선 기관차 사진. 당시 인천은 세계 각지에서 온 무역선과 상인들로 활기가 넘치던 국제적인 도시였다. 인천을 통해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과 신식 군함, 등대 등 신문물이 국내로 대거 유입됐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오가고, 무역하던 개화기 인천 조계지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은행들도 여럿 있었다. 현재 인천개항박물관이 위치한 거리도 일본 제1은행·제18은행·제58은행 인천지점이 모여있던 곳이다. 인천개항박물관도 본래 조선에서 만들어낸 금괴와 사금을 싸게 살 목적으로 인천에 진출했던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건물이었다. 이곳에 지어진 은행들은 조선에 거주하던 외국인, 특히 일본인의 무역·상업활동을 지원·보호하기 위해 설립돼 조선 정부와 상의 없이 무단으로 지폐를 발행하는 등 조선의 상품과 노동력 침탈에 앞장섰다. 이국적인 양식으로 지은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에는 이런 슬픈 역사가 얽혀있다. 인천개항박물관 외에도 전국 각지에는 개항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날씨 포근한 봄날 이들을 찾아 100여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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