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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흑서' 권경애 황당 불출석…재판 안 나와 학폭 유족이 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법무법인 해미르)가 학교폭력 피해자 측을 대리해 가해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지만, 정작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원고 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권경애 변호사. 우상조 기자

권경애 변호사. 우상조 기자

A씨는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자녀를 대신해 2016년 8월 서울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 학생 부모 등 30여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권 변호사는 A씨를 대리해 지난해 2월 1심에서 가해 학생 중 1명의 아버지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A씨는 책임을 마저 묻겠다며 지난해 5월 항소했지만,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한 채 11월 패소 판결을 받아들여야 했다. A씨의 대리인인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이 세 번 열리는 동안 한번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 제268조에 따르면 양쪽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고도 변론을 하지 않으면 재판장은 다시 변론 기일을 정해 통지한다. 또 나오지 않거나 변론을 하지 않으면 원고가 한 달 안에 기일지정을 신청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 취하로 간주한다. 이때 재판부가 새로 기일을 지정했는데 또 출석하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A씨 사건 항소심 기일은 지난해 9월 22일, 10월 13일, 11월 10일에 열렸는데 권 변호사는 모두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변론 기일(10월 13일) 다음날인 14일에 기일지정을 신청했지만, 재판부가 새로 잡아준 11월 10일 기일에 권 변호사가 또 나오지 않아 A씨의 항소는 취하됐다. 패소 사실을 몰랐던 A씨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한편 1심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된 가해 학생 아버지 B씨도 항소했는데, A씨 측이 제대로 다투지 못해 더 이상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다. 권 변호사는 현재 취재진 질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A씨는 패소 사실을 지난달 말에야 권 변호사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한다. A씨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송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무지 연락이 없는 변호사에게 그동안 전화를 연거푸 해도 받지를 않았다”며 “법을 잘 아는 변호사가 피해자를 두 번 죽인 것이고 자식 잃은 어미의 가슴을 도끼로 찍고 벼랑으로 밀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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