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숙부 10억 아파트 팔았다… 성년후견인제 악용한 조카 구속

중앙일보

입력

성년후견인 제도를 악용해 숙부의 아파트를 팔아 재산을 빼돌린 조카가 구속됐다.

5일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숙부이자 발달장애인인 60대 남성 B씨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B씨는중증발달장애(지적장애1급)로 약 4세 정도의 지능을 지녔다.

뉴스1

뉴스1

A씨는 2019년 발달장애인 숙부 B씨의 성년후견인을 신청했다. 장애나 질병, 고령 등 상황에 처한 성인의 재산 관리나 일상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법적으로 정해 놓은 제도다.

성년후견인이 된 후 A씨는 2020년 B씨 명의의 서울 동대문구 소재 아파트를 대리인 자격으로 법원의 매매 허가를 받아 처분했다.

아파트를 팔아 1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A씨는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A씨는 베트남에서 아파트를 팔아 챙긴 돈 중 약 5억원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이에게 돈을 빌려준 뒤 매달 원금 및 이자를 상환받아 생활비로 썼다. 아파트는 B씨의 친부가 물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법원에서 B씨 소유의 아파트 매매를 허가할 때도 아파트 판매금을 B씨의 통장에 보관하고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그러나 A씨는 이 돈을 자신의 통장으로 빼돌렸다. 또 법원은 판매금 사용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결국 실사를 통해 횡령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1월부터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해 지난달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달 31일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해외 도피 우려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 등을 따져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