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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재고 30% 급증…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절반’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반도체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이 지난 1년 새 16조원 이상, 비율로는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를 포함해 국내 대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상위 200여 대기업의 재고자산은 2021년 말 135조3015억원에서 지난해 말 175조5167억원으로 29.7% 늘어났다. 매출 기준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에서 재고자산을 공시한 212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가 177조21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시기 재고자산 규모가 연중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고의 범위는 상품과 제품·반제품·재공품(제조 과정 중인 물품) 등이며, 원재료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의 재고자산이 최근 1년 새 47조2859억→66조7477억원으로 41.2% 증가해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3사가 전체 재고 증가 액수의 93%를 차지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삼성전자는 2021년 말 25조7542억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 36조197억원으로 40.2% 늘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36조7204억원) 이후엔 재고가 더는 늘지는 않았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7조916억원이던 재고가 지난해 말 12조9362억원으로 무려 5조원(82%) 이상 더 쌓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생산된 웨이퍼(반도체 원판)가 실제 반도체 라인에 투입되는 기간이 최장 8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생산된 웨이퍼가 실제 반도체 제조 공정까지 투입되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업체들의 재고량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2022년에는 빠르면 일주일 만에 웨이퍼가 반도체 라인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메모리 한파 직격탄을 맞으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조 단위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재고가 늘고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날 2조2377억원의 해외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말 2조4278억원이던 재고가 지난해 말 4조4051억원까지 증가했으나 3분기(5조7125억원)보다는 소폭 줄였다. 반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재고가 각각 5조3992억원, 8222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4.7%, 30.3%씩 감소했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차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차

석유화학 업종 30개사의 재고는 1년 전(22조5475억원)보다 36.2% 늘어난 30조6999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이 54.3% 증가한 2조5348억원, SK이노베이션이 64.6% 늘어난 5조6085억원이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종 23곳의 재고는 18조3135억원에서 22조389억원으로 20.3% 늘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 현대차가 이 기간에 6조7579억원에서 8조5902억원으로 27.1%, 기아가 5조668억→6조3845억원으로 26% 각각 증가했다.

식음료 업종으로 2021년 말 4조1924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1508억원으로 46.7% 증가했다.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재고 증가율을 보였다. 조사 대상 22개 기업 중 오리온(-4.8%, 43억원 감소)을 제외한 21개 기업의 재고가 모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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