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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이엔드] 어떤 시계를 고를지 고민 중이라면? 예물 시계 트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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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떠올리는 것만으로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단어, 바로 결혼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서로 만나 짝을 이루기까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건 그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일 터. 이에 사람들은 결혼이란 이 성대한 의식을 기념하고 소중한 언약의 증표를 남기기 위해 선물을 주고받곤 하는데 손목에 얹는 시계도 그중 하나다. 함께 살 집을 고르듯, 함께 타고 다닐 차를 결정하듯 시계 선택에도 신중을 기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과연 어떤 제품을 염두에 두고 있을까.

실패 위험 적은 같은 모습, 다른 크기

같은 디자인에 크기만 다른 시계는 커플 워치를 선택하는 클래식한 방법이다. 불가리의 '불가리 불가리' 워치 컬렉션과 라도의 '트루 스퀘어 3핸즈' 모델. 사진 김흥수

같은 디자인에 크기만 다른 시계는 커플 워치를 선택하는 클래식한 방법이다. 불가리의 '불가리 불가리' 워치 컬렉션과 라도의 '트루 스퀘어 3핸즈' 모델. 사진 김흥수

전통적으로 커플 워치 혹은 예물 시계 하면 사람들은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 같은 디자인을 생각한다. ‘한 쌍’이라는 의미에 가장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다수의 시계 브랜드는 정체성이 뚜렷한 몇몇 컬렉션을 제외하고는 남녀 모두가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시계 컬렉션을 출시한다. 오메가의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와 컨스텔레이션, 까르띠에의 발롱블루나 탱크, 브레게의 클래식, 블랑팡의 빌레레, 라도의 트루 스퀘어, 바쉐론 콘스탄틴의 패트리모니와 오버시즈,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저스트, 위블로의 클래식 퓨전, 론진의 마스터 컬렉션, 태그호이어의 아쿠아레이서 등 브랜드와 라인업, 가격대를 특정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 이들 컬렉션은 말쑥한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리고 트레이닝 룩을 제외한 캐주얼 풍의 주말 나들이 옷차림에도 곧잘 어울려 매일 착용하기에도 무난하다. 단, 커플이라는 이유로 같은 디자인을 가진 시계를 선택한다면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기 힘든 아쉬움이 발생할 수 있다.

오메가의 2023년 신제품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쉐이드' 컬렉션. 남녀 제품 모두 다채로운 유색 다이얼을 탑재해 개성을 부여한다. 사진 오메가

오메가의 2023년 신제품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쉐이드' 컬렉션. 남녀 제품 모두 다채로운 유색 다이얼을 탑재해 개성을 부여한다. 사진 오메가

이런 이유로 최근 브랜드에서는 디자인은 같지만 시계의 얼굴인 다이얼의 컬러에 변화를 주며 ‘페어 워치는 고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이는 블랙, 화이트 일색이던 다이얼 컬러에 블루∙그린∙레드∙버건디∙그레이∙핑크 등 팬톤 컬러칩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컬러 팔레트를 확장하는 현재의 시계 업계 트렌드와 궤를 같이하는 상황.

한 곳에서 다른 시계 고르기 

그럼에도 같은 디자인이 꺼려진다면 한 브랜드를 선택하되 디자인이 다른 컬렉션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시계 자체의 성격은 다를 수 있지만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정체성은 한 곳으로 귀결되는 것이 보통이다. 불가리의 옥토(남)와 불가리 불가리(여) 워치,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혹은 마스터 컬렉션(남)과 랑데부(여) 컬렉션의 조화가 좋은 예다. IWC의 포르투기저 컬렉션(남)과 포르토피노(여), 쇼파드 L.U.C(남)와 해피스포츠(여)의 조합도 빼놓을 수 없다.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 스몰 세컨즈'(남성용)와 '랑데부 클래식'(여성용)의 조화. 컬렉션은 다르지만, 서로 잘 어울린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 스몰 세컨즈'(남성용)와 '랑데부 클래식'(여성용)의 조화. 컬렉션은 다르지만, 서로 잘 어울린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남다른 스타일을 드러내고 싶다면 

한 이불을 덮고 자지만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자신의 스타일과 개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제창하는 커플이라면, 각자 원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고르는 게 최선이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뚜렷한 특징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루이 비통, 디올, 에르메스, 샤넬 등 패션 하우스의 시계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들의 태생은 패션의 본거지인 프랑스이지만 시계의 부품 생산부터 조립은 모두 스위스의 정통 제작 노하우를 따른다. 남과 다른 디자인을 선택했지만 성능에 차이가 없다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디올 타임피스의 라 디 마이 디올 워치. 프랑스 패션 하우스의 감성과 스위스 정통 워치 제작 방식이 조화를 이룬다. 사진 디올 @DIOR

디올 타임피스의 라 디 마이 디올 워치. 프랑스 패션 하우스의 감성과 스위스 정통 워치 제작 방식이 조화를 이룬다. 사진 디올 @DIOR

다변화된 2023년의 예물 시계 시장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시계 매체 타임포럼의 장세훈 편집장은 “같은 브랜드와 컬렉션을 커플 워치로 택하는 것은 클래식한 방식이다. 그리고 안전한 방법이다. 단지 요즘엔 각자 사고 싶은 시계를 고르는 추세로, 젊은 세대일수록 그 생각이 확고하다. 대신 가격대를 맞춰 형평성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한다. 한편 스위스 고급시계재단 아카데미 트레이너이자 매뉴얼세븐의 정희경 대표는 현재 예물 시계 시장의 다양화를 굵직한 트렌드로 이야기한다. “한국에서 최근 시계 문화가 급속도로 성장한 이후 예물 시계를 살 때 특정 브랜드에 국한하는 경향이 줄어들었음을 느낀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습득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따진 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팬데믹 이후 롤렉스 시계를 매장에서 사기 쉽지 않은 것도 브랜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까르띠에의 2023년 신제품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탱크 컬렉션은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손목 시계 컬렉션이다. 사진 까르띠에

까르띠에의 2023년 신제품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탱크 컬렉션은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손목 시계 컬렉션이다. 사진 까르띠에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결국 시계 구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한 시계가 얼마나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여부다. 여유를 갖고 매장을 찾아 시계를 손목 위에 올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평생의 동반자와 사이좋게 나눠 손에 넣는 만큼 서로의 경제 상황도 고려할 줄 아는 배려심도 필요하다. 결국 시계도 한 쌍의 부부가 아름다운 여정을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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