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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마지막 황제’ 작곡한 영화음악 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류이치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사진)가 지난달 28일 직장암 투병 중 별세했다고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71세.

그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레인’ 등 영화 OST 음악으로 한국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일본 작곡가다. 특히 ‘레인’이 포함된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음악을 작곡해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 작곡상을 받았다.

또 2017년에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2018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카모토 류이치는 2014년 인후암을 진단받고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다시 직장암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남은 시간이 6개월뿐이라는 시한부 통보를 받았다고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암 투병 중인 지난해 12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라며 온라인으로 ‘류이치 사카모토: 플레잉 더 피아노 2022’ 콘서트를 연 게 실제로도 마지막 공연이 됐다. 또 올해 1월 2017년 ‘async’ 발매 이후 6년 만에 신작 앨범 ‘12’를 발매하기도 했다.

그의 소속사는 “그는 컨디션이 좋은 날은 자택 내 스튜디오에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는 등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했다”라며 “지금까지 사카모토 류이치의 활동을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본인의 강력한 뜻에 따라 장례식은 가족들로만 치르겠다”며 “사카모토 류이치가 좋아했던 구절을 소개하겠다. 예술은 길고, 삶은 짧다”고 그의 삶을 기렸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3살부터 피아노를 쳤고, 1978년 타카하시 유키히로, 호소노 하루오미와 함께 YMO(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테크노 팝 음악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음악인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저는 바흐나 드뷔시에게서 분명히 강한 영향을 받은 몇몇 곡들을 갖고 있다. 거기에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훌륭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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