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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개월 만에 돌아온 마윈…돈 찾아 쪼개지는 알리바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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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이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30일 마윈공익재단은 웨이보에 마윈이 ‘농촌 교사들과의 만남’에 참석해 노트북 앞에서 '손하트' 표시를 하고 웃는 사진을 올렸다. 마윈공익재단 웨이보

지난해 12월 30일 마윈공익재단은 웨이보에 마윈이 ‘농촌 교사들과의 만남’에 참석해 노트북 앞에서 '손하트' 표시를 하고 웃는 사진을 올렸다. 마윈공익재단 웨이보

1년 5개월 만이다. 중국 당국의 규제를 피해 고국을 떠난 마윈이 지난 27일 중국으로 귀국했다. 마윈의 귀국 소식에 알리바바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이날 정오경 마윈이 목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의 알리바바 주가는 순간 5.5% 급등하며 89.95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기준 알리바바 주가는 97홍콩달러로 장을 시작했으며 장중 15% 넘게 급등했다.

더욱 파격적인 소식은 알리바바의 그룹 개편이다. 알리바바 장융(張勇) CEO는 6개 개별 사업 부문으로 회사를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1999년 창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다.

장 CEO는 조직 개편 이유에 대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적으로 시장 경쟁에 직면해야 하며 기업 공개 등을 통해 자체 자금 조달 방법을 모색하고 각자의 경쟁 경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알리바바가 제시한 개편 형태는 ‘1+6+N’.  알리바바(1)+클라우드·이커머스·물류·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사업 6개+파생되는 신생 사업(N)으로 분류된다. 지주회사인 알리바바 그룹 아래에 6개 독자 회사를 두는 구조로, 각자 이사회를 설치하고 그룹별 CEO도 따로 둔다. 고용과 해고, 연구, 손익 등 모든 운영 결정을 각 사업부의 CEO들에게 위임한다. 자금 조달이나 기업공개(IPO) 역시 각자 추진한다. 완전히 독립된 회사라 봐도 무방하다.

조정된 6개의 주요 사업은 모두 ‘돈’이 되는 것들이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독립적으로 상장할 곳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을 하나씩 살펴보자. 어떤 기업이 가장 상장에 유리할까.

①클라우드 인텔리전스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부다. 클라우드 그룹은 알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부서로 꼽힌다. 특히 알리 클라우드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3위를, 아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사업 부문에선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AI), 기업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 딩톡(Dingtalk, 釘釘) 등의 기타 비즈니스를 포함한다. 이러한 핵심 사업부의 수장은 알리바바 그룹 회장 겸 CEO 장융(張勇)이다.

지난 12월 말 3개월간 수익이 3% 증가한 202억 위안(3조 8384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창출 비중도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22 알리바바 전체 회계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2021년 -124.79위안에서 2022년 반등한 -51.67위안으로 집계되며 회복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2022년 이후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알리바바의 핵심 성장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독립 상장 가능성이 있다면 클라우드 그룹이 가장 빠르게 상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22년 한국과 일본, 태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데이터 센터를 각각 설립하면서 전 세계 28개 지역과 86개 가용 영역에서 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알리바바

사진 알리바바

②로컬서비스 (本地生活)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사업을 다루는 부서다.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어러머(餓了麼)와 지도 가오더(高德)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위융푸(兪永福)가 사령탑을 맡는다. 로컬서비스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재무 보고서에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 회계연도를 기점으로 해당 부문이 클라우드 사업에 뒤지지 않는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는 게 알리바바의 설명이다. 그러나 매출에 버금가는 손실을 동반하고 있다.

게다가 로컬서비스 부문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러머의 경쟁 배달 업체인 ‘메이퇀다중뎬핑(美團大眾點評)’, 가오더지도의 경쟁 지도 앱인 ‘바이두디투(百度地圖)’, 플리기의 경쟁 업체 ‘씨트립(C-Trip)’ 등이 있는데, 이들 경쟁사는 모두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다.

알리바바는 어러머의 비즈니스 효율성 개선을 통해 로컬서비스 분야의 손실을 좁혀 나갈 것이며, 코로나 안정화와 여행 수요 회복은 가오더 지도의 사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낙관론을 제시했다. 또 글로벌 전략 중 하나인 온라인 여행 서비스 플랫폼 ‘플리기(Fliggy)’를 통해 관광 사업 분야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로컬서비스 분야에서 약진이 이뤄진다면 이들의 상장 가능성도 마냥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③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알리바바의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인 해외 디지털 커머스 사업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온라인 쇼핑 플랫폼 ‘라자다(Lazada)’, 터키 플랫폼 ‘트렌디욜(Trendyol)’, 네팔 인터넷 쇼핑몰 ‘다라즈(Daraz)’등이 포함된다. 해당 부서는 중국 내수시장을 담당했던 장판(蔣凡) 톈마오 CEO가 담당한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사업부. 알리바바

알리바바의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사업부. 알리바바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분야의 매출과 성장률은 안정적인 편이지만, 지속적인 손실과 더불어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확장으로 입지가 좁아지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에서 많은 성공 사례가 있었던 데에 비해, 알리바바의 글로벌 사업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경쟁업체로는 미국 등 글로벌 패션 업계에서 Z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패션 브랜드 ‘쉬인’이나 지난해 9월 미국 진출에 성공한 ‘핀둬둬’가 있다. 알리가 동남아 시장을 사로잡기 위해 인수한 ‘라자다’의 경우 동남아시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쇼피(shopee)에 의해 순위권이 하락했고, 2022년 12월 31일 기준 이익 실현을 하지 못했다.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분야의 구세주는 단연 ‘알리익스프레스’다. 크로스보더 기능 강화를 위해 차이냐오와 협력함으로써 국가 간 배송 시간을 크게 개선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 부문은 위험 요소가 상당하다.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의 성패는 현지화된 물류 구축과 원활한 흐름에 달려있다. 또 지정학적 갈등, 거래 데이터 프라이버시, 해외 부가가치세 정책 변경 등과 같이 중요하지 않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④차이냐오(菜鳥) 스마트 물류

차이냐오의 물류 로봇 ‘샤오만뤼(小蠻驢, 작은 당나귀)’. 알리바바

차이냐오의 물류 로봇 ‘샤오만뤼(小蠻驢, 작은 당나귀)’. 알리바바

알라바바의 스마트 물류 플랫폼, 차이냐오네트워크다. 완린(萬霖) 총재가 차이냐오 사업의 우두머리를 맡는다. 현재 본격적인 홍콩 증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제금융투자사인 CICC와 씨티그룹이 IPO(기업공개) 주관사로 나섰고, 이르면 연말 IPO에 나선다. 차이냐오 네트워크의 현재 기업 가치는 200억 달러(약 25조 9천7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인 배달 로봇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언론 IT즈자에 따르면 차이냐오는 현재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무인 로봇 차량이 약 500대에 달해 세계 최대 고속 무인 로봇 차량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2022년 4분기 기준 차이냐오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30억 2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고속 무인 차량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영업이익 방면에서 차이냐오의 성장은 클라우드 사업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현재 차이냐오의 상장 여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⑤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판루위안(樊路遠)이 이끄는 다원엔터테인먼트 그룹(大文娛集團)은 스트리밍 서비스 ‘유쿠(優酷·Youku)’ 와 영화사 ‘알리바바픽처스’ 등 다양한 범주의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사업이다.

그러나 엔터 부문은 알리바바에서 상대적으로 수입이 더딜뿐더러, 존재감이 약한 사업이다. 2022년 분기 실적 발표에서 “12월 유쿠 하루 평균 유료 가입자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는 단 한 마디로 실적 발표를 끝냈다. 그러나 2019년 회계연도 이후 디지털 미디어·엔터 사업의 손실이 점차 줄고 있어 일부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⑥전자 상거래 [타오바오(淘寶)·티몰]

타오바오, 티몰이 중심이 된 전자상거래 사업이다. 해당 사업 부문은 알리바바 그룹에 종속된다. 앞으로도 알리바바 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한다.

전자상거래 사업은 ‘중국 디지털 비즈니스’는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天貓)’와 ‘톈마오(天貓∙T몰)’, 기업 간 거래(B2B) 소매사업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팀을 이끌 인물은 기존 알리바바 플랫폼 경험이 있는 다이산(戴珊) 총재다. 알리바바의 3분기 매출 1700억 위안(미화 247억 달러) 중 거의 70%가 상거래 부문인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나왔다.

전자상거래 부문을 제외한 5대 사업을 하나씩 독립시킨 후에도 알리바바의 기존 가치가 존속될 수 있을지가 최대 화두다.

아이미디어(iiMedia) 리서치의 CEO 장이(張毅)는 “알리바바의 사업 구조조정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기술 속에서 회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가 자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면 서비스에서 보다 전문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업데이트 및 제품 반복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그룹은 2022년 말 기준 총자산이 1조 7700억 위안에 달했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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