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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샤넬 걸친 김정은 일가…"김주애 밸이 난다" 주민들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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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캐비어(철갑상어 알), 스카발 인민복, IWC 손목시계, 샤넬 핸드백, 디올 키즈 재킷….

북한 '백두혈통'의 명품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16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 현장에서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참관한 김주애가 250만원으로 추정되는 명품 브랜드 '디올' 키즈 재킷을 입은 게 화제가 되면서 김씨 일가의 명품 사랑이 다시 한번 주목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 영상을 17일 공개했다.사진은 김 위원장 뒤로 딸 김주애,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 리일환 당 중앙위 비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6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 영상을 17일 공개했다.사진은 김 위원장 뒤로 딸 김주애, 조용원 당 중앙위 조직비서, 리일환 당 중앙위 비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 조선중앙TV 화면

1일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김주애가 당시 입었던 검은 색상의 옷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다운 재킷'으로 추정된다. 검은 바탕에 사각형과 마름모꼴이 겹친 패턴이 특징인 이 제품은 인터넷상에서 1900달러(약 250만원)로 판매된다.

김주애가 미사일 발사 참관 당시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디올 외투가 쇼핑몰에서 1900달러(약 250만원)에 팔리고 있다. 사진 디올 홈페이지 캡처

김주애가 미사일 발사 참관 당시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디올 외투가 쇼핑몰에서 1900달러(약 250만원)에 팔리고 있다. 사진 디올 홈페이지 캡처

그의 아버지 김정은 위원장도 2019년에 이어 지난해 3월 ICBM 시험발사 참관 당시 스위스산 명품으로 보이는 손목시계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IWC사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으로 추정된 가운데 판매가는 1500만원 정도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고가의 승용차를 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9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 마이바흐 S62를 의전 차량으로 이용한다.

2019년 7월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스위스산 제품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9년 7월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스위스산 제품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9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탄 번호판 없는 벤츠 리무진. 중앙포토

2019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탄 번호판 없는 벤츠 리무진. 중앙포토

부인 이설주도 명품 패션 브랜드를 애용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지난 2018년 9월 20일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삼지연초대소 호수를 산책했을 당시 그는 왼손에 샤넬 가방을 들고 있었다. 다른 공개석상에서 디올 핸드백과 티파니 목걸이를 차거나 구찌 원피스를 입은 모습도 포착됐다.

김정은(왼쪽부터)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가 2018년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리설주 여사 손에 샤넬 가방이 들려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왼쪽부터)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가 2018년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리설주 여사 손에 샤넬 가방이 들려 있다. 연합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 명품을 선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시그니처인 카키색의 인민복 원단과 직사각형의 선글라스는 유럽에서 공수한 고가의 명품이다. 인민복은 영국 스카발 원단으로 m당 가격이 600∼1000파운드(약 108만∼180만원)에 이른다. 김 국방위원장의 인민복 경우, 한 벌에 필요한 원단은 약 4m로 최소 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선글라스'로 알려진 직사각형의 선글라스 제품에 대해선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유사한 브랜드로 거론된 독일 마비츠 브랜드인 경우 약 450만원에 달한다.

2000년 6월 1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고(故)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2000년 6월 1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고(故)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또한 김 국방위원장은 생전 고가의 수입산 먹거리를 즐겨 찾기도 했다.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의 과거 인터뷰 등에 따르면, 이란산 캐비어, 덴마크산 돼지고기, 태국산 망고 등 별미 음식을 구해오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北 명품 수요 급증”“식량난으로 비판 시선”

지난달 영국 데일리메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도 명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엔 '로열 패밀리'에 국한됐으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신흥 자본가와 일반인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북한 평양의 국영 상점들은 주민들에게서 미국 달러를 받고 북한 원화를 거슬러 주는 방식으로 명품 등 사치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도 명품이 즐비한 평양의 대성백화점 모습이 종종 소개된다.

지난해 10월 19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에는 지난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조선의 오늘 캡처

지난해 10월 19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에는 지난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 조선의 오늘 캡처

일부 특권 계층의 명품 사랑은 고질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경제 사정과 대비된다.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주애의 유복한 차림새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김주애가) 잘 먹고 잘사는 귀족의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이 텔레비전으로 자주 방영되니 밸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같은 날 “어제 사랑하는 자제분(김주애)이 또다시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등장해 최고 존엄과 첫 삽을 뜨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는데 주민들은 곱지 않은 눈길로 이를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유엔 인권이사회(UNHCR)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 42%는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은 같은 달 공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가'로 지정했다.

북한은 17년째  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가로 지정되고 있다. FAO는 “지난해 평균 이하의 농업 생산량으로 악화된 경제적 제약을 고려하면 북한 식량 상황은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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