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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미 대통령 중 첫 기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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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호 06면

트럼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성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건넨 혐의와 관련해 형사 기소가 결정됐다. 미국 건국 이래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정치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선 반면 민주당은 “정당한 절차”라고 맞서면서 2024년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2016년 대선 당시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측이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의 회삿돈으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하며 기업 문서에는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문서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CNN에 따르면 문서 조작 자체는 경범죄지만 선거법 위반 등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조작했다면 중범죄가 될 수 있다. CNN은 이외에도 공소장엔 30여 개 혐의가 적시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계와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가 차기 대선 정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정치 박해이자 선거 개입”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지난 18일엔 소셜미디어를 통해 체포설을 선제적으로 언급하고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띄우며 지지층을 규합하기도 했다. 공화당 지도부도 잇따라 지지 의사를 밝혔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대선 개입 시도로 미국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고 비판했고 엘리스 스테파니크 하원 전당대회 의장도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NYT는 “공화당의 반트럼프 진영까지 분노하며 결집하고 있다”며 향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국 중도층 표심을 잡아야 하는 본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은 트럼프가 중도층 지지를 완전히 잃었다고 보고 있으며 공화당원들도 트럼프가 본선에선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4일께 뉴욕주 지방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은 찍어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 신분 때문에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은 작다는 게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기밀문서 유출 혐의와 1·6 의회 폭동 사태 선동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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