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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양극재·음극재도 미 ‘보조금’ 혜택…우려했던 한국 기업 안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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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호 13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지난해 9월 13일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를 자축하고 있다. 가운데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지난해 9월 13일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를 자축하고 있다. 가운데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중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한 세부 규정이 발표됐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해 말 발표된 초안대로 제3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를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재무부는 31일(현지시각)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부품 및 배터리 광물 원산지 세부규정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관계국에서 채굴·가공해야 3750달러(약 488만원)를 지급한다. 주요 원재료 광물 비중은 연간 10%포인트씩 높아져 2027년까지는 80% 이상을 미국 또는 관계국에서 조달해야 한다. 관계국은 호주, 일본, 한국, 멕시코, 싱가포르 등 21개국이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당장 재료수급지에서 중국 등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장은 절반 수준만 적용하지만 5년 뒤에는 80%까지 높이라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의 경우 전체 가치 중 올해 50%에서 2014~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까지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해야 나머지 3750달러(약 488만원)를 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엔솔)·SK온·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한숨을 돌렸다. 이번에 나온 세부 지침에서 쟁점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를 부품과 핵심 광물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할지였다. 재무부는 이번 발표한 규정에서 배터리 부품을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배터리셀, 모듈 등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음극판이나 양극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양극 활물질 등 ‘구성 재료’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LG엔솔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니켈·코발트 등 광물의 상당 부분을 중국·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 등에서 수입해 가공한 뒤 미국에서 부품인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를 진행한다”며 “현재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상 보조금 지급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는 발표했다. IRA에 맞춰 지난해 3월 예상했던 투자 규모(1조7000억원)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2025년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43GWh로 북미 지역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최대 규모다. 현대차그룹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배터리 관련 세액공제까지 받게 된다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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