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양심적인 분이…" 무인점포 점주 감동시킨 손님 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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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10시40분 서울 노원구의 한 종합무인점포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 손님이 점주의 실수로 10분의1 가격이 책정됐던 물건을 제값에 구매했다. 사진 커뮤니티 캡처

지난 28일 오후 10시40분 서울 노원구의 한 종합무인점포에서 20대로 추정되는 여성 손님이 점주의 실수로 10분의1 가격이 책정됐던 물건을 제값에 구매했다. 사진 커뮤니티 캡처

무인점포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 손님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금액 손실을 막을 수 있었던 한 무인점포 점주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점주의 실수로 10분의1 가격으로 책정됐던 물건을 손님이 제값에 구매한 것이다.

전날(31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세상에 이렇게 양심적인 분도 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노원구의 한 종합무인점포 점주인 A씨는 “무인점포에는 별의별 진상과 비양심적인 사람이 간혹 온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0시40분 20대로 추정되는 여성 손님이 가게를 찾았다.

A씨는 “최근 입고 제품 중 5000원짜리 제품 한 종류가 500원으로 잘못 세팅돼 있었다”며 “진열대에는 5000원 가격표가 붙어 있었지만, 결제기에선 500원으로 인식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손님이 결제기에 적힌 턱없이 낮은 가격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정상 가격을 한 번 더 확인했다”며 “1개 제품의 수량을 10개로 올려 5000원을 계산했다”고 덧붙였다. 턱없이 저렴한 상품의 가격에 이상함을 감지해 오류를 확인한 뒤 기존 가격으로 결제한 것이다.

A씨는 “500원만 냈어도 점주의 잘못인데 너무 감동이었다”며 “폐쇄회로 (CC)TV로 이 모습을 확인한 뒤 감사를 표하고자 ‘원하는 제품을 아무거나 하나 선물로 드리겠다’고 했더니 고작 6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고르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먹튀’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이렇게 양심적인 분도 세상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없는 무인점포에선 절도나 도난에 취약하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 등 10대의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남양주의 한 초등학생은 무인문구점에서 600만원 어치의 문구류를 훔쳤다. 지난달에는 대전의 8곳의 무인점포에서 10대 3명이 각자 역할을 나눠 현금을 훔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인점포 대상 절도사건은 모두 6344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13건이 발생한 것이다. 관할 지방경찰청별로 나눠보면, 서울이 15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남부(1354건), 부산(480건), 대전(437건), 경기북부(431건) 순이었다. 월평균 발생 건수는 2021년 351건에서 지난해 471건으로 34.1% 증가했다.

이에 일각에선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지자체는 CCTV 경고문 부착, ‘양심거울’ 설치, 무인점포 집중 순찰 등 범죄 막기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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