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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레이디 가가 공연 없던 일로…“동맹에 도움 안 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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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호 04면

한·미 정상회담 준비 잡음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추진되던 한·미 팝스타 합동 공연이 ‘없던 일’이 됐다. 대통령실은 31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공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어떤 공연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의 상황을 종합할 때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K팝 가수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을 추진했지만 여러 논란이 겹치면서 결국 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여론의 초점이 말초적인 이슈에 집중돼 버렸다”며 “부대 행사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합동 공연이 한·미동맹을 돈독히 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우려해 공연 계획을 취소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수십억원의 합동 공연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하는 게 걸림돌이 됐다는 얘기도 나오는 데 대해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관객을 모아야 하는 공연도 아닌데 비용이 문제가 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미 합동 공연은 안보실장 교체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도 거론돼 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한·미 합동 공연을 제안했고, 주미 한국대사관이 이 사실을 공문 등을 통해 수차례 안보실에 전달했지만 김성한 전 실장 라인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 추진이 안보실장 교체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공연 자체가 무산된 게 아이러니”라며 “올해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 중 하나가 한·미 정상회담인 만큼 이제라도 차질 없이 준비해 외교 이슈가 더는 윤 대통령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조사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0%로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에 30%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하락 폭도 지난해 9월 방미 중 비속어 논란이 불거졌을 때(28→24%) 이후 최대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60%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다. 부정 평가 이유도 ‘외교(21%)’와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20%)’가 2주 연속 1·2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대통령실은 전날에 이어 이날 또다시 대변인실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에 들어올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기간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등 세 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타개책은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 속에서 “닥치고 반일 팔이가 민주당 지지 화수분이냐”(김기현 대표)거나 “민주당도 북한처럼 괴담 유포 지령을 내리는 것이냐”(유상범 수석대변인)는 등 종북 프레임까지 내세우며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별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여당과 대통령실이 좀 더 긴 호흡으로 이슈 대응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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