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신도 주목, 제대로 떴다"...1만채 아파트촌 품은 6만평 정원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30일 오전 전남 순천시 오천동 아파트단지 앞. 높이 11m의 인공 산봉우리에 오르니 19만5000㎡(약 5만9000평)의 푸른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심정원으로 바꾼 공간이었다. 총 1만여채의 아파트촌과 인접한 정원 한쪽에선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을 위한 무대설치가 한창이었다.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1호 국가정원서 10년 만에 정원박람회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 일대에서 10년 만에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 순천만국제박람회 조직위는 “31일 오후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7개월간 정원(庭園)을 테마로 한 박람회가 열린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올해 정부가 공인한 유일한 국제 행사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후 국내 최대 규모 이벤트다.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한 행사는 2013년에 이어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가 공인한 두 번째 국제정원박람회다. 1회 때 박람회장인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꽃과 나무·개울이 어우러진 세계의 정원을 모아놓았다. 폐막일인 10월 31일까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정원의 매력을 보여준다.

관련기사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과 정원의 6차산업화를 표현한 '경관정원'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과 정원의 6차산업화를 표현한 '경관정원'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박람회장, 111㏊서 193㏊로 ‘도시 확산’

올해 정원박람회 큰 특징은 정원을 도심권까지 확대한 점이다. 기존 박람회장 외곽의 공터에 대규모 도심정원과 경관조경을 조성한 게 골자다. 1회 때 순천만습지 보전을 위해 조성한 박람회장이 111㏊ 크기에서 193㏊로 73%(82㏊)가량 커졌다.

조직위는 공식 개장 하루 전 열리는 개막식을 도심권에서 치르기로 했다. 주제인 ‘정원에 산다’는 걸 강조하려 인공 도심정원 내에 ‘물 위의 정원’을 띄운 컨셉이다. 플로팅 공법인 수상정원(2000㎡)은 박람회 동안 도시경관·야간경관과 어우러진 볼거리로 채워진다.

19만5000㎡ 규모로 조성된 도심정원인 전남 순천시 오천동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심정원으로 바꾼 공간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19만5000㎡ 규모로 조성된 도심정원인 전남 순천시 오천동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심정원으로 바꾼 공간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31일 도심정원서 개막식…3만여명 참석

개막식에는 대국민 참여단을 비롯한 3만여 명이 참석한다. 개막 무대는 순천만 보존 스토리를 담은 개막공연과 K-POP 가수 축하공연이 열린다. 박람회장 공식 개장식은 이튿날인 다음달 1일 오전 10시다.

조직위 측은 “박람회장이 시내까지 넓어진 만큼 볼거리도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정원박람회는 2013년 박람회가 열린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3개 권역에서 치러진다. 기존 박람회장은 자연·생태 탐방지인 순천만습지와 순천 도심 속 도시정원의 통로 역할을 한다.

19만5000㎡ 규모로 조성된 도심정원인 전남 순천시 오천동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심정원으로 바꾼 공간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19만5000㎡ 규모로 조성된 도심정원인 전남 순천시 오천동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심정원으로 바꾼 공간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조성된 도심정원인 ‘오천 그린광장’ 전경. 홍수 때 물을 가둬두는 수해 예방용 저류지(貯留池)를 도시정원으로 바꿨다. 프리랜서 장정필

도심정원, 저류지의 트렌트를 바꾸다

‘도시정원’은 국내 저류지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오천 그린광장’ 위주로 조성됐다. 아스팔트가 깔린 4차선 도로에 잔디를 깐 ‘그린 아일랜드’와 정원의 6차산업화를 표현한 ‘경관정원’도 도시정원의 일부다.

10년 만에 박람회가 열리는 국가정원도 콘텐트 면에서 한층 풍성해졌다. 조직위는 “드넓은 정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가든 스테이’와 미래정원의 모습을 담은 ‘시크릿가든’ 등이 킬러 콘텐트”라고 말했다. KTX 순천역에서 박람회장까지 2.5㎞를 배로 이동하게 된 것도 업그레이드된 콘텐트 중 하나다.

4월 1일 개장하는 순천만국제박람회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4월 1일 개장하는 순천만국제박람회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저류지를 도심정원으로 가꾼 '오천 그린광장'과 정원의 6차산업화를 표현한 ‘경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저류지를 도심정원으로 가꾼 '오천 그린광장'과 정원의 6차산업화를 표현한 ‘경관정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정원박람회, 시간 흐를수록 가치 커져

전문가들은 정원박람회가 산업박람회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지는 친환경 이벤트라는 점에 주목한다. 박람회 개최 후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사후 활용방안에 놓고 고심할 필요성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첫 정원박람회 후 10년이 흐르는 동안 박람회장 내 수목이 울창해졌다.

원래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은 5㎞ 거리의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 조성됐다. 순천만 보호를 위해 도심 외곽 111만2000㎡를 꽃과 나무로 차단한 게 박람회장이다. 순천만은 22.4㎢의 갯벌과 5.6㎢의 갈대 군락지에서 조류 252종과 동식물 1600여종이 살아가는 연안습지다.

4월 1일 개장하는 순천만국제박람회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4월 1일 개장하는 순천만국제박람회장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전봇대 282개 뽑은 게 시초 

순천만에서 국내 첫 정원박람회와 국가정원이 탄생한 배경은 2009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노관규(63) 순천시장이 주변 농경지에 있던 전봇대 282개를 뽑아낸 게 시작이다. 이후 순천만은 식당과 주차장 등이 생태공원으로 바뀌면서 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를 발판을 마련했다. 순천만 변신을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외신까지 주요 뉴스로 다룬 것도 이때부터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인 노 시장은 “올해 박람회는 기후위기와 지방위기 시대를 맞아 미래도시의 표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1회 때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치른다”며 “외국 정원을 벤치마킹해 만든 국내 정원박람회를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순천=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