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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손잡은 네이버, 한국 IT기술 중동 수출 물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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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30일 네이버와 사우디 정부의 협약식에 참석한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사우디 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앞줄 왼쪽부터). [사진 네이버]

30일 네이버와 사우디 정부의 협약식에 참석한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사우디 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앞줄 왼쪽부터).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정부의 디지털 전환에 기술 협력자로 나섰다. 한국 IT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술 수출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30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자치행정주택부(주택부) 청사에서 사우디 주택부 및 투자부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다각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의 스마티시티 사업 전반을 주도하는 주택부가 네이버와 디지털 전환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사우디 주택부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과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이 참석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에 달하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 네옴시티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네옴시티 수주지원단(원팀코리아)에 네이버가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번 협약도 성사됐다.

특히, 사우디 주택부와의 협력은 네옴시티 수주 가능성과 별개로 사우디의 건설 사업 전반에 한국 IT기업의 기술 수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건설업 관련 국내 대·중소 기업은 물론, 스마트빌딩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IT 스타트업들의 중동 진출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살레 빈 나세르 알 자레스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사우디에 기술을 적용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국내 스타트업과 동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 진출을 계기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등을 판매하는 기술 B2B(기업 간)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채선주 대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메신저(라인)나 웹툰 등 주로 B2C(기업-소비자 간) 서비스·플랫폼을 들고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이제 기술 자체를 파는 B2B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기존 사옥 옆에 지은 제2 사옥 ‘1784’를 B2B(기업 간), B2G(기업-정부) 기술 수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 삼고 있다. IT 솔루션 분야의 B2B나 B2G는 일반 소비자 대상 B2C IT 서비스보다 현지화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면 디지털 전환 의지가 강한 동남아·유럽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크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교통과 치안, 위생 관리 등 도시 문제와 주택 관리, 사우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홍수 등 재난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 일행은 방한 당시 네이버 1784를 방문해 디지털트윈·로봇·AI·클라우드 기술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사우디 정부와 국민이 사용할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ICT 프로젝트에 포괄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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