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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전주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된 정준호 "독립예술영화 후원회 발족"

중앙일보

입력

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준호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준호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보니 그동안은 영화제에 초청되면 배우로서 숟가락만 갖고 다 차려진 밥상에서 밥만 먹었구나 싶더군요.”
내달 27일 개막하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에 임명된 배우 정준호(53)가 밝힌 소감이다. 지난해 말 일부 영화계 인사들의 반대 속에 임명된 그가 3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민성욱 전 부집행위원장과 나란히 공동 집행위원장에 임명된 후 첫 공식행사다.
지난해 말 그의 집행위원장 임명 과정에선 전주영화제 이사회 8인 중 배우 권해효, 방은진·한승룡 감독 등은 선출에 반대하며 모두 사퇴했다. 국내 영화제에서 그간 배우 출신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고(故) 강수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안성기,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의 방은진(배우 겸 감독) 등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영화계 일각에서 반발한 사례는 드물다.
정준호가 1995년 MBC 공채 탤런트 데뷔 이래 30년 가까이 상업 작품에만 몸담으며, 영화제 등 영화계 대소사를 살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또 그가 보수 정치인을 지지하기도 해, 영화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30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정준호 "독립예술영화 신인 감독 제작 돕고자 후원회 발족" 

다소 긴장한 기색으로 마이크를 쥔 그는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 출장도 다녀왔다. 아직 (집행위원장 임명) 1년이 안 됐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 영화제를 준비하는 걸 알게 됐다. 한편으론 그간 각 지방의 크고 작은 영화제 초청에 시간 내서 갔어야 했다는 생각에 미안했다”며 영화제 경험 부족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또 “상업영화를 많이 해오던 제가 독립예술영화의 대표적인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역할을 잘할까 우려의 시선도 있는 걸로 안다. 민 위원장님은 핵심 스태프로서,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잘 보좌하겠다”면서 “독립·예술영화, 신인 감독들의 제작 환경을 돕고자 이번에 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기업인, 영화 팬을 모아 영화제 후원회를 발족했다”고 했다.
“후원회라든가 제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좀 더 전주 시민과 호흡하고 신바람 나는 축제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임명을) 수락했다”면서 “우범기 시장과는 이번 영화제 때 처음 뵀다”고 강조했다. 그를 두고 조직위원장인 우범기 전주시장의 ‘낙하산(인사)’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해명이었다. 우 시장은 “내리꽂았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 중심에서 축제성 확장 강조…전주 전역 개최

부산 국제영화제‧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국내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전주영화제는 디지털 영화 전환기를 선도하며 독립‧예술‧실험‧대안영화 신작들을 소개해온 등용문이다.
이날 두 신임 공동 집행위원장은 “정통성 유지, 대중성 있는 영화제로의 발전”(정준호),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이벤트”(민성욱)를 강조했다. 기존 전주 원도심 영화의 거리에 집중돼 있던 상영 및 행사 장소를, 개막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폐막식은 전북대에서 여는 등 전주시 일대 6개 극장 23개관을 폭넓게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영화 중심의 축제를 넘어, 전주 명소 곳곳에서 지역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문화관광 행사에 방점을 두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정 집행위원장은 “지역 특성상 주차장 확보가 쉽지 않은데 대중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풍부한 문화콘텐트와 관광객이 즐길만한 문화가 많은 영화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막작 선정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 내한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작에 선정됐다. 사진 JIFF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작에 선정됐다. 사진 JIFF

올해 전주영화제 상영작은 42개국 247편으로, 세계 최초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 작품은 지난해보다 다섯 편 늘어난 66편이다. 개막작은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선정됐다. 개막작 상영에 맞춰 다르덴 형제는 영화제 기간 내한해 전주를 찾을 예정이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열흘간 전주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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