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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기업들…"회식 안 하나요?" 이런 말 20대가 먼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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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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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팀장님, 우리는 회식 안 하나요?” 젊은 세대가 회식을 싫어한다는 건 뭘 모르는 소리다. 건배사나 폭탄주 강요가 없는 회식은 언제든 환영이다. 기업의 ‘꼰대 문화’ 바꾸기에 젠Z(Z세대)가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컬처랩’을 신설했다. 조직문화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인데, 구성원 6명의 평균 나이는 27세다. 모두 ‘젠Z’이며 팀장도 없는 수평 조직이다. “그룹을 더 젊게 바꾸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조직이라고 한다. 이들은 2~3주에 한 번 대표이사와 만나 ‘젠Z’ 관점에서 기존의 일하는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조만간 업무 보고의 방식과 시간을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20·30대 직원 조직인 ‘행복클랜’이 나서 인사제도와 복지를 재정비했다. 최근엔 이들의 제안에 따라 사내 잡포스팅 제도인 ‘오잡스’, 10년 주기 근속포상 휴가와 연계해 최장 한 달까지 휴가를 갈 수 있는 ‘오리브’ 등이 신설됐다.

SK하이닉스는 젊은 사원들의 회의체인 ‘주니어보드’를 운영 중이다. 현재 100여 명 규모의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제안으로 직장 내 괴롭힘 선제 대응 프로세스가 신설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 구성원 간 일정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로 ‘젠Z랩’(MX사업부), ‘재미보드’(VD사업부), ‘맞장구 크루’(DA사업부) 등을 운영 중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공룡 조직을 젊은 시각으로 바꿔보려는 움직임이다. 주요 경영진과 제품·서비스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젠Z 트렌드를 ‘교육’하는 게 이들 역할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젠Z’가 앞으로 조직과 나라를 이끌어갈 인력인 만큼 기업문화의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본다”며 “이들은 직장생활에서도 돈·승진을 좇기보다 자기 성장을 우선시하고, 소통방식도 직설적인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회사가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강요하면 안 된다”며 “소통은 대화 교류가 아닌 감정 교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젠Z들이 자연스럽게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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