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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400억 확 줄었다?…멋쩍어진 '콘도왕' 전남도의원, 무슨 일 [재산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30일 공개한 ‘2023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서 종전 신고 때보다 무려 400억원대 재산이 줄어든 인물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형석 전남도의원이 주인공이다. 그는 이번 재산 공개 대상자 2037명 중 ‘재산 감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사실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을 당시 임 의원 실수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나온 해프닝이었다.

임 의원은 13억143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지난해 당선 이후 밝힌 재산 415억3479만원보다 약 402억7000만여원이 준 금액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고위공직자 2037명의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고위공직자 2037명의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379억 원치 콘도 회원권?…사실은

임 의원 재산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가진 콘도미니엄 회원권 가액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임 의원이 소유한 충남 천안 소재 한 콘도 회원권은 종전 신고 때 379억원에 달했는데, 이번엔 3790만원으로 신고됐다.

이는 임 의원이 당선 후 재산 신고 당시 3790만원짜리 회원권을 379억원으로 잘못 신고하는 바람에 빚어졌다. 공직자 재산 신고 때 최소 단위는 ‘1000원’인데 이를 ‘1원’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0’을 3개 더 붙였다. 그래서 임 의원은 379억원치 콘도 회원권을 소유한 ‘거부(巨富)’로 둔갑했다.

임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신고 당시 오기(誤記)를 수정하려 했는데 관보에 게재되면서 수정이 안 됐고, 지난달 변경 신고를 마무리했다”며 “(기입) 단위가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멋쩍게 말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개회식의 모습. 뉴스1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개회식의 모습. 뉴스1

2000만원대 밭이 200억원치로

임 의원 뒤를 잇는 재산 감소 2위 최진혁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 이번 재산 신고 때 오기를 바로잡았다. 지난해 6.1지방선거 후 재산 201억여원을 신고한 최 의원은 이번에는 마이너스(-) 530만여원을 신고했다.

이는 최 의원이 지난해 재산 신고 당시 조부 소유 충남 보령 일대 1056㎡(320평)가량 밭 재산을 잘못 신고했기 때문이다. 애초 해당 밭은 2015만원대로 평가됐으나 이를 201억5000만여원으로 신고했다. 이와 유사하게 이병윤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소재 230㎡(70여평) 면적의 땅을 지난해 115억여원으로 신고했다가 이번 재산 공개 때 11억5000만여원으로 바로잡아 신고했다.

공직자윤리법은 재산 공개 대상자가 중대한 과실로 재산을 빠뜨리거나 잘못 기재하면 경고·시정조치 또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등을 조처할 수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재산 공개 대상자가) 고의로 한 것인지 단순 실수인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라며 “공직자 재산 등록 관련 교육과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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