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텔란티스 CEO “전기차 전환 지나치게 빠르다…리튬 가격 감당 못해”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카를로스 타베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카를로스 타베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6위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전동화 전환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국의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환경 정책이 자칫 무역 전쟁의 도구로도 쓰일 수 있는 쓴소리도 했다.

3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전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동의 자유’ 토론에 참석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료가 부족한데 값이 비싸서 감당할 수 없다”며 “또 가격 변동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내연기관 차량은 13억 대가 있는데 모두 전기차로 바꾸려면 (배터리 원료인) 리튬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리튬 채굴이 집중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580만여 대를 팔아 세계 6위에 올라 있다.

“내연기관 차량 13억 대 모두 바꾸면 문제”

지프와 푸조, 시트로엥, DS오토모빌 브랜드를 통합해 2021년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50%를 감축하고, 2038년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앞으로 2년 안에 순수 전기차 모델을 75대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0년대 말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유럽에서 100%, 미국 50%로 늘려 2030년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연간 500만 대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5월엔 삼성SDI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4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연간 생산량은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하고, 향후 몇 년 안에 33GWh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5조원을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9일 스텔란티스가 연 '이동의 자유' 포럼에 '탄소 중립을 이룬 미래 사회에서 이동의 자유는 특별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가'라는 주제로 패널 6명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지난 29일 스텔란티스가 연 '이동의 자유' 포럼에 '탄소 중립을 이룬 미래 사회에서 이동의 자유는 특별한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가'라는 주제로 패널 6명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다만 급속한 전동화 전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타베레스 CEO는 지난해 삼성SDI와 합작 공장 설립 발표 당시에도 “지구온난화 해결이 급선무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대응해야 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공급망과 생산 능력을 조정할 시간 여유가 없을 정도”라며 “2024~2025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원료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도 유럽연합(EU)과 미국 정부가 전기차로의 전환에 급가속 페달만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EU 27개국 각료급 이사회인 교통·통신·에너지 이사회는 최근 가중다수결제 표결을 거쳐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 차량의 신규 판매를 금지했다. 다만 완성차 기업과 노조가 많은 독일이 반발해 합성 연료를 주입하는 신차의 경우 판매를 계속 허용하기로 해 예외를 뒀다. 합성 연료에는 탄소 포집 방식으로 합성된 연료와 신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등이 포함된다.

“기후 정책이 무기로 사용돼서는 안 돼” 

타베레스 CEO는 이번 토론에서 “기후 정책이 국가를 서로 경쟁하게 하는 무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라고도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타베레스 CEO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IRA와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 정책이 유럽에 기반을 둔 자동차 기업들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스텔란티스가 연 '이동의 자유' 포럼에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지난 29일 스텔란티스가 연 '이동의 자유' 포럼에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