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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Namdaemun' 쓰자 3D 남대문이…'에듀테크' 이 정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모자이크 부스에서 전자칠판을 시연하고 있다. 런던=장윤서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모자이크 부스에서 전자칠판을 시연하고 있다. 런던=장윤서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교육기술박람회(BETT UK) 2023’가 열린 영국 런던 엑셀(ExCel) 전시장. 영국 기업 모자이크 에듀의 직원이 전자칠판에 ‘Namdaemun(남대문)’이라고 쓰자 14세기 남대문을 재현한 3D 입체 영상이 튀어나왔다. 남대문 아래로 수문장들의 모습이 보이더니 곧이어 이들이 들고 있는 물건의 이름을 맞히는 문제가 나왔다.

전자칠판으로 과학 실험도 할 수 있다. 빈 화면에 손끝을 대고 전지와 전구를 연결하자 회로가 완성됐다. 모자이크 관계자는 “종이로 된 과학 교과서를 스캔해서 볼 수도 있다”며 “교사가 기존에 쓰던 교재를 그대로 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모습. 런던=장윤서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모습. 런던=장윤서 기자

BETT는 교육과 기술이 결합한 에듀테크(Edutech)의 현 주소를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교육박람회다. 개막 첫 날부터 3만1500㎡ 규모의 전시장은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중국, 프랑스 등 나라별 깃발을 든 무리까지 나이와 국적도 다양했다. 교육에 관한 박람회지만 로봇개가 돌아다니고 거대한 VR(가상현실) 기기들이 비치돼 전자제품박람회를 방불케했다.

올해는 150개국의 6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에는 박람회를 온라인으로 열었고, 지난해엔 40개국만 참여했다. 주최 측은 이번 박람회에 약 4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다시 연결되다(Reconnect)’를 주제로 내걸었다. 현장에서 기업과 교사·교육기관이 교류하는 기회를 강조했다.

챗GPT로 PPT 만들고 온라인으로 미술 배워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아이스크림 에듀 부스에서 학생들이 태블릿 PC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런던=장윤서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아이스크림 에듀 부스에서 학생들이 태블릿 PC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런던=장윤서 기자

교육계 화두인 인공지능(AI)을 내세운 업체도 많았다. 아랍에미리트 기업 알레프 에듀는 챗GPT를 적용한 ‘GPTeach’를 소개했다. 아직 데모 버전이지만 AI가 발표 자료나 영상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미국의 라이트스피드 시스템은 AI를 이용해 자살과 폭력을 방지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학생들이 검색창에 입력하는 내용을 분석해 위험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역 경찰과 학교에 알림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예체능 과목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기업들도 있었다. 국내 기업 아이스크림에듀 부스에선 영국 초등학생 10여명이 교사를 따라 태블릿 PC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예술 교육도 온라인 공간으로 끌어온 것이다. 인도 최대 교육기술기업인 바이주스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에 음악 수업을 추가했다. 개막식 기조 강연 연사로 나선 스테픈 줄 바이주스 공동창립자는 “제 아이들도 바이주스에서 음악을 배우고 있다”며 “모든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교원, 비상교육, 웅진 등 13곳이 참가했다. 국내 기업이 모여있는 ‘한국관’의 한 부스에선 관람객들이 바닥에 비친 화면을 보며 스텝을 밟고 있었다. 스타트업인 투핸즈 인터랙티브의 증강현실(AR) 스포츠 시스템 ‘디딤’이다. 발판에 자동차에 사용되는 라이다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사용자의 발목 움직임을 인식한다. 투핸즈 인터랙티브의 정경문 팀장은 “체육 활동 뿐 아니라 기초 연산이나 영어 단어 맞추기 등 학습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英 장관 “AI 강국 한국, 배울 점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투핸즈 인터랙티브 부스. 런던=장윤서 기자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Bett UK 2023'의 투핸즈 인터랙티브 부스. 런던=장윤서 기자

장상윤 차관을 비롯한 교육부 방문단 15명도 BETT를 찾았다. 장 차관은 질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디지털 교육 전환 정책을 공유하고 협력을 논의했다. 키건 장관은 “AI 강국인 한국으로부터 영국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 방문단은 개별 맞춤형 학습과 코스웨어(Courseware) 기술과 관련된 전시를 둘러봤다. 앞서 교육부는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차관은 “에듀테크 기업과 학교현장을 연결해주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영국의 에듀테크 생태계 조성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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