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 “서태평양엔 갖춘 北미사일 격추능력, 美동부도 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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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29일(현지시간) “우리는 서태평양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센서 시스템이 있고 북한에 관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미국) 동부 해안에도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미국 본토 방위를 강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밀리 합참의장은 뉴욕주에 지역구를 둔 엘리스 스태파닉 하원의원(공화당)으로부터 뉴욕주 포트드럼 기지에 제3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느냐가 문제인데 북한에서 오는 미사일 위협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발사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정상 각도로 발상할 경우 최대 사거리가 약 1만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동부를 포함한 본토 전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중국의 핵전력 강화와 관련해 “우리는 중국이 향후 10~20년에 걸쳐 가질 것으로 예측하는 핵 개발 프로그램을 늦추거나 저지하거나 파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번 세기 중반까지 미국과 동등하고 군사적으로는 우월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것은 정말로 신경 쓰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다층 미사일 방어 체계. 사진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홈페이지 캡처

그는 다만 현 시점에서 중국의 핵 능력에 대해서는 “미국에 비교가 안 된다”며 미국의 핵 능력 우위를 시사했다.

중국의 핵 능력 확장 등을 이유로 미사일 방어 문제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북한이나 이란처럼 작은 규모로 (핵 능력을) 진전시키는 국가들이 있다. 그래서 통합 방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태평양에서 일본에서 시작되는, 레이더와 센서를 갖춘 다층 방어 시스템이 있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위협을 격추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왼쪽)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함께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밀리 합참의장은 또 “우크라이나에서의 큰 교훈은 국지적 전쟁에서의 믿기 어려운 재래식 탄약의 소비 비율”이라며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 간 전쟁이 있다면 (탄약) 소비율은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억1100만발 이상의 소형 무기 탄약을 제공했고, 미국을 비롯해 54개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포탄은 200만발이 넘는다.

밀리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전황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는 매우 효과적으로 지역 방어를 하고 있다”며 “지난 20~21일 동안 러시아는 바흐무트에서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는 러시아에게는 도살장(slaughter-fest)이 됐다”고 평가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최근 정상회담을 한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구도와 관련해 “진정하고 완전한 동맹으로 부르지는 않겠지만,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 간의 결속력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이란까지 추가해 이 세 나라는 향후 수년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미군이 강대국과 심각한 분쟁 시 중국과 러시아를 함께 상대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