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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5월 개막 인도네시아 U-20월드컵 개최권 전격 박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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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세 이하 FIFA 월드컵의 개최지를 전격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AP=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세 이하 FIFA 월드컵의 개최지를 전격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A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지를 전격 교체한다. 당초 오는 5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종교적인 논란이 불거지자 개최권을 박탈했다.

FIFA는 30일 공식 성명을 내고 “U-20월드컵 개최지 인도네시아의 개최 권한을 박탈한다. 이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새로운 개최국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FIFA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회장이 면담을 갖고 이번 결정에 합의했다”면서 “대회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도록 조속히 새 개최국을 선정하겠다”고 덧붙였다.

FIFA U-20 월드컵 우승 트로피. AP=연합뉴스

FIFA U-20 월드컵 우승 트로피. AP=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당초 인도네시아 6개 도시에서 오는 5월20일 개막해 6월1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FIFA가 개막까지 한 달 여를 앞둔 U-20월드컵의 개최국을 전격 교체한 이유는 종교적인 갈등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유럽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종교가 같은 팔레스타인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데, 갈등 관계인 이스라엘 선수단이 대회 참가를 위해 입국할 경우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지난 1962년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아시안게임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거부한 전례가 있다.

이스라엘의 대회 참가를 거부하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교도들의 집회 장면.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대회 참가를 거부하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교도들의 집회 장면.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치나 종교와 상관없이 스포츠는 그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한다”며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내 이슬람 관련 단체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스라엘 선수단이 우리 땅을 밟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앞서 열릴 예정이던 U-20월드컵 조 추첨식도 예정대로 열리지 못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개최를 위해 경기장 및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면서 “FIFA의 결정에 따라 대회 개최권을 박탈 당하며 발생할 경제적 손실이 1조 루피아(867억원)를 훌쩍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출전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슬람 교도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출전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슬람 교도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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