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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떨어질 수 없는 친구, 말다툼 있지만 관계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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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린쑹톈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

린쑹톈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

“가장 먼저 한국으로 달려왔다.”

린쑹톈(林松添·63·사진)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의 말이다. 협회는 1954년 저우언라이 총리의 제의로 중국 각 우호단체가 모여 결성한 중국 최대의 민간외교 단체다. 린 회장은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협회의)가 끝나자마자 해외순방의 첫 기착지로 한국을 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이 그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세계와의 교류를 다시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 첫 돌파구는 한국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 린 회장을 2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한국이 중국에 그렇게 중요한가.
“좋은 이웃은 금과도 바꿀 수 없다(好隣居金不換)고 하지 않나. 중국은 139개 국가의 3000여 도시와 자매결연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건 중국 민간외교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를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 내 중국 비호감도는 80%에 달했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중·한 간엔 말다툼이 있는데 한 집안, 한 친척처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양국 간 근본적인 이익 충돌의 문제는 아니다. 이젠 보다 적극적인 면대면(面對面)의 직접적인 교류로 양국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한국으로의 중국 단체관광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6년 이전 중·한 인적 교류가 1000만 명에 달했다. 사드 사태로 양국 관계가 상처를 입었지만 이후 점차 회복해 2019년엔 900만 명에 이르렀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터져 타격을 받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오! 문희’ 등 한국 영화 10여 편도 중국에서 상영됐다. 한국엔 선진적인 게 많고 중국은 시장이 크다. 민간외교가 중·한 우호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정부 차원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나.
“중국은 이미 한국 정부에 여러 차례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시진핑 주석이 축전을 보냈고, 5월의 취임식 때는 고령의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시 주석의 특별대표로 파견했다. 8월엔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했고, 11월엔 중·한 정상이 발리에서 만났다. 중국은 한국을 매우 중시한다.”
한국에선 윤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시 주석의 방한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상외교가 이뤄지기 위해선 양국 지도자 간의 정치적인 신뢰와 전략적인 신뢰가 중요하다. 누가 먼저 방문하냐 문제를 말하기에 앞서 그런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신뢰 관계가 쌓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이 전략적인 자주와 경제적인 번영을 외교의 목표로 삼는다면 일은 쉽게 풀릴 것이다. 유럽의 나토가 아시아로 오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앞으로 한·중 우호증진을 위한 계획은?
“중·한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떨어질 수 없는 친구이며 헤어질 수 없는 동반자다. 이익공동체이자 운명공동체이기도 하다. 여기서 태도가 중요하다. 중·한 국민이 평화와 친선, 개방, 평등의 태도를 견지해야지 배척, 폐쇄의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 향후 한국 지방정부와 기업, 민간 단체와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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