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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9시간 동의 못해” 근로시간 개편 밑그림 그린 보건 전문가 중도사임

중앙일보

입력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난해 7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마련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과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전문가 그룹 중 유일한 보건 분야 교수가 중도 사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발족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에 참가한 전문가 12명 가운데 1명인 김인아 한양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작년 11월 연구회에서 사임했다.

김 교수는 연구회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회는 윤석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노동 개혁 과제인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한 뒤 정부에 권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 그룹이다.

12명은 경영·경제학 교수 5명, 법학 교수 5명, 보건학 교수 1명, 사회복지학 교수 1명으로 이뤄졌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해 7월 연구회 출범 당시 보도자료에서 “근로자 건강권 보호 등 보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보건 전문가를 포함하는 등 균형 잡힌 논의가 가능하도록 안배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근로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낼 거의 유일한 전문가인 김 교수가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연구회는 김 교수 사임 후인 작년 12월 노동 개혁 방안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하는 게 가능해지는 내용을 포함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담겼다.

노동부는 연구회 권고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인 개편안을 이달 초 발표했다.

노동부는 일주일에 69시간 근무하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며 일하는 전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장시간 노동’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윤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확실히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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