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길 쇠창살 잠갔다"…'40명 사망' 멕시코 이민청 CCTV 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멕시코 국경도시의 이민청(INM)에서 불이 나 이민자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친 가운데 참사 당시 직원들이 출입문을 잠근 채 현장을 벗어났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도시 한 이민청에서 화재가 났을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 쇠창살 안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도 어딘가로 이동하는 직원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트위터 캡처

지난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도시 한 이민청에서 화재가 났을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 쇠창살 안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도 어딘가로 이동하는 직원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트위터 캡처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밀레니오와 텔레디아리오, 레포르마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쯤 북부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자 수용소에서 화재가 났을 당시 직원들이 출구를 열지 않고 시설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에는 이민청 직원 2명이 쇠창살 넘어 화염을 뒤로한 채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쇠창살 안쪽에서는 출입문을 열기 위해 발로 걷어차는 이민자도 있었다.

일각에선 탈출구를 열지 않는 등 이민청 직원들의 잘못된 판단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건물 안에 남편이 있었다는 베네수엘라 국적의 한 여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후 10시쯤 사방에서 연기가 나고 모두가 빠져나오는 모습을 봤지만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내버려뒀다”며 “직원들은 절대 문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스스로 온몸에 물을 뿌려 살아남았지만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화재가 난 멕시코 이민청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구조대·의료진 모습. AP=연합뉴스

화재가 난 멕시코 이민청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구조대·의료진 모습. AP=연합뉴스

사망자 유가족들은 이날 참사 현장 앞에서 진상 조사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설엔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에콰도르 국적 성인 남성 68명이 있었다고 멕시코 검찰은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화재 원인에 대해 “추방돼 (본국으로) 가게 된 이민자들이 항의 과정에서 매트리스에 불을 질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그들은 끔찍한 비극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