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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결국 유턴…"러·벨라루스 軍 관련 선수들, 올림픽 참가 불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러시아ㆍ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연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러시아ㆍ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연 IOC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개인 자격이나 중립국 소속으로만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구기종목 등 단체경기 출전은 제한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ㆍ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IOC는 먼저 양국 선수가 자국 군대나 안보 기관과 연관되지 않은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역 군인이거나 군에서 운영하는 팀 소속 선수 등은 참가를 불허한 셈이다. 또 구기종목은 물론 계주, 혼성 복식 등 단체적 경기 출전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선수가 군인이거나 군 소속 팀에 있는 러시아로선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전체 메달 획득자 중 20여 명이 현역 군인이었고, 메달 71개 가운데 45개가 러시아군과 연관된 선수들이 따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IOC는 두 나라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복장과 관련해서도 완전한 흰색 또는 단색의 유니폼만 입을 수 있게 하고 팀 로고를 새길 수 없게 하는 등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자국 국기(國旗)를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하는 행위나 참가자의 중립성 및 대회의 진실성, 이해관계를 저해할 만한 발언도 금지했다.

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차원의 도핑 조작으로 IOC 징계를 받아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기이한 명칭으로 잇따라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의 복장 등을 느슨하게 규제해 사실상 제재 효과가 없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IOC는 국제대회 조직위원회에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를 대회장에 게양하지 말고 관중들이 두 나라 국기를 경기장 안으로 반입하는 것을 막도록 노력하라고 권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래 IOC와 국제 스포츠 단체(IF)가 러시아ㆍ벨라루스에 적용하는 ▶국제대회 개최 금지 ▶경기장 내 국기ㆍ국가(國歌)ㆍ국가상징 사용 금지 ▶두 나라 관리들의 국제 스포츠 행사 참여 금지 등 기존 제재는 그대로 유효하다.

IOC는 지난 1월만 해도 ‘국적으로 선수를 판단하지 말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길을 사실상 열어놨었다. 그러다 IOC가 불과 두 달 만에 양국 선수들의 출전 요건을 한층 강화한 새 기준안을 내놓은 것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 여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독일 등 35개국 스포츠 관련 부서 장관들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중립국 소속으로 러시아ㆍ벨라루스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며 그런 방식의 대회 참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ㆍ벨라루스 선수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2024년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면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IOC가 결국 두 달 만에 한층 강화된 새 기준안을 내놓자 AP통신은 “엄청난 변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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