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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배구조 지적했는데…5대금융 사외이사 '새 얼굴'은 9명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신규 선임 혹은 추천된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9명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주문에 기존 사외이사 중 임기 만료 대상자가 많아 당초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됐지만, 교체 폭은 미미했다.

5일 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 연합뉴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1일 NH농협금융지주를 끝으로 금융지주 주총 시즌이 마무리된다. 올해 주주총회를 마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에선 모두 7명이 주총을 통해 신규 사외이사로 확정됐다. KB금융지주에서 3명,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선 각각 2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뽑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신규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2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추천해 오는 31일 주총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37명) 중 24.3%인 9명이 신규 사외이사로 채워지게 됐다.

이번 주주총회 시즌 이전에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41명 중 75.6%에 이르는 31명이 임기 만료를 맞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짚은 것과 맞물려 사외 이사진의 대폭 교체가 있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얼굴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기존 12명의 사외이사 규모를 9명으로 줄이는 대신 임기가 만료된 8명의 사외 이사는 모두 연임시켰다. 하나금융지주는 8명의 기존 사외이사 중 6명이 자리를 지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찾기가 어렵다”며 “특히 최근 확대되고 있는 은행 위기 우려 등에 대응하려면 안정적으로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선출 방식과 운영,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방식 등에 대한 개편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월 이후 이사회와 관련된 여러 논의를 준비 중이고,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 취임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와 논의를 취합해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지주 이사회가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에 도전하는 ‘일하는 이사회’를 구축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라며 “전문성 있는 사외 이사 풀을 늘리는 방안, 중요한 사안은 경영진이 사외이사와 내용을 공유하도록 사외이사만의 비공개 간담회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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