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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 갑질’에…하이닉스 박정호 “지원금 신청 더 많이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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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9일 미국 반도체 보조금 신청 계획에 대해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각종 수치를) 엑셀 파일로 요구하고, 신청서가 너무 힘들다”며 “더 많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를 공개하며, 기업들이 수익성 지표 등을 제출할 때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는 내용까지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박 부회장은 기밀사항 제출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추진하는 사업은) 패키징이라 전체 수율이 나오는 건 아니다”며 “그 안에 (전공정) 공장을 지어야 하는 입장보다는 (부담이) 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후공정) 제조시설 설립을 추진 중인데, 박 부회장은 “리뷰가 거의 주별로 끝나서 (곧) 진행할 것인데, 전체 팹이 아니라 규모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보조금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 내 제조시설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안정적→부정적)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가 실적이 매우 부진하고 재고 수준이 높아 올해 상반기 영업 현금흐름이 특히 불안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규제를 고려할 때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생산 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도 등급 전망 하향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기업 신용등급은 Baa2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올해 SK하이닉스의 감가상각 전 영입이익(EBITDA)을 약 5조원으로 추정했는데, 지난해(21조원)보다 76%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27조원에서 올해 말 33조원까지 늘고,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1.3배에서 올해 6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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