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행사 때보다 참여 기업·기관이 크게 늘어난 데다 테슬라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이 대표 차종을 선보이면서 어느때보다 주목도가 높아졌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31일부터 열흘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는 10개국, 160여개 기업·기관이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빌리티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로 나눠 관련한 신기술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모빌리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내 유일의 국제 전시회로 격년마다 개최된다. 올해는 지난 행사 대비 전시장 규모가 2배가량 넓어졌다. 참가 규모도 60% 늘었다.
전동화 전환이 급격히 진행면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유대 관계가 커진 수입차 업체들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로 한국에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테슬라가 4년 만에 참가해 모델S와 모델X를 전시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포르셰 등 대형 부스를 조성해 주로 전기차 위주의 신차를 선보인다.
테슬라는 이번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월 처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사람과 닮은 로봇) ‘옵티머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옵티머스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에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반도체와 센서가 들어간다. 키 173㎝로 인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제작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항저우의 국제 행사에도 전시됐는데, 당시 로봇 뒤에는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회사다. AI를 사용해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돼 더욱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문구가 걸려 화제였다. 테슬라는 옵티머스와 같은 로봇을 활용해 공장 자동화 비율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강남훈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올해 행사를 계기로 융복합 전시회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하드웨어 모빌리티 분야 참가기업·기관을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를 포함한 뉴모빌리티와 완성차 업계가 속한 오토 메이커, 부품업계들로 이뤄진 오토 파츠로 분리했다.
뉴모빌리티 부문에서는 SK텔레콤 등 9개사가, 오토 메이커 부문에서는 현대차그룹 등 12개 완성차 브랜드를 포함한 23개사가 참가한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EV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레벨3가 처음으로 탑재돼 운전대를 놓고도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기아의 전기 SUV EV9 실제 차량도 전시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야외에 QM6 등 올해 출시된 모델을 타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자율주행·융합기술·인큐베이팅 부문으로 분류된다.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현대모비스 등 4개사가 부스를 꾸린다. 모비스는 꽃게처럼 옆으로 가거나 360도 제자리 돌기 주행이 가능한 목적기반차량(PBV)을 전시해 관람객을 직접 태울 예정이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업체 보그워너는 고속 충전기와 전동화 파워트레인 부품 등 전기차 생태계 위주 부품을 선보인다.
모빌리티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학술행사도 연다. 디스플레이-모빌리티 데이(4일)와 UAM·첨단항공 모빌리티(AAM) 컨퍼런스(6일), 자동차 온실가스 전과정 평가 국제 심포지엄(7일) 등이다.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이 함께 한 항공 모빌리티 특별관에서 5개 기업이 UAM, 개인형 항공기(PAV)를 소개한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도 운영한다. 관람객이 전기 바이크·자전거를 타볼 수 있는 E-모빌리티 시승회도 진행한다. 또 메타버스를 통해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콘텐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협업해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