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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머리 늑대 죽자 다른 늑대들도 안락사시킨 英동물원, 왜

중앙일보

입력

지난 27일 수술 합병증 등으로 고통받다 안락사된 수컷 늑대 로키.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 페이스북 캡처

지난 27일 수술 합병증 등으로 고통받다 안락사된 수컷 늑대 로키.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 페이스북 캡처

스코틀랜드의 한 동물원이 무리에서 리더격인 늑대가 죽자 다른 늑대들도 안락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BBC, 더 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스코틀랜드 던디에 위치한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가 전날 합병증으로 고통 받아온 수컷 늑대 ‘로키’를 안락사하면서 함께 무리생활했던 다른 네마리 늑대들도 안락사했다고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로키가 사라지자) 다른 늑대들이 불안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면서 “이들 늑대들도 안락사한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최후의 수단이었고 우리 팀은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키는 지난 21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기 위해 로키가 떠난 이후부터 다른 늑대들은 공격적인 행동 등 이상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동물원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리더가 없는 상황에 다른 늑대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지 않았냐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무리를 모두 안락사시킨 건 ‘극단적’ 조치였다”고 주장하며 “동물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청원을 넣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 사진 페이스북 캡처

스코틀랜드 캠퍼다운 야생동물센터. 사진 페이스북 캡처

2006년엔 스코틀랜드 왕립동물학회가 운영하는 하이랜드 야생동물 공원이 한 늑대 무리 전체를 안락사한 바 있다. 당시 야생동물 공원에선 늑대 특성상 ‘알파 메일’이라고 불리는 수컷 우두머리가 죽을 경우 암컷 늑대가 다른 수컷들의 서열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늑대들끼리 서로 죽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동물원 측은 “이 같은 결정은 전문가의 조언과 상담을 거쳐 어렵게 결정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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