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스포츠 베팅은 프로스포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돕고, 해당 종목에 돈이 돌게 해 파이를 키우는 등의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과를 정확히 맞히면 돈을 번다’는 생리상 검은 유혹에 상시 노출돼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종목과 지역을 막론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불법 베팅 세력과 연결된 승부 조작 스캔들이 끊이지 않죠.
그래서인지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구단 유니폼 스폰서십으로 참여하는 등 당당히 활동하는 게 더욱 생경한 느낌을 줍니다. 베팅과 함께하는 프리미어리그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갈까요. 축구를 사랑하는 영국인들에게 베팅은 어떤 의미일까요. 영국 남자 짐 불리가 알려드립니다.
도박은 프리미어리그의 골칫덩이다.
영국 스포츠계에 도박이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지 알려면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TV를 켜기만 하면 된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가운데 8개 구단이 베팅업체를 유니폼 후원사로 두고 있다. 그 팀의 경기가 아니더라도 경기장마다 베팅 광고가 널려 있다.
심지어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과 리그1(3부리그), 리그2(4부리그) 운영 주체인 잉글랜드풋볼리그(EFL)조차 베팅 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에서는 본머스, 브렌트포드, 에버턴, 풀럼, 리즈, 뉴캐슬, 사우샘프턴, 웨스트햄 선수들이 유니폼 상의에 베팅업체의 이름을 달고 뛴다. 다만 앞서 언급한 구단의 어린이용 레플리카(저가형 복제 유니폼)에는 법적으로 베팅업체의 이름을 노출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베팅업체 스테이크닷컴이 스폰서십으로 참여한 왓퍼드의 유니폼. 사진 스테이크닷컴 홈페이지
모든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공식 베팅 파트너 회사를 두고 있다. 해당 회사 이름이 유니폼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베팅업체와 거래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축구에서 베팅은 큰 우려를 낳는다. 주말마다 열리는 축구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이따금씩 내기를 하는 많은 축구 팬은 언제든 베팅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 그뿐 아니라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베팅이 구단과 선수로까지 연결되면 일이 심각해진다. 순식간에 불법적인 상황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와 도박의 연결고리는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축구를 넘어 모든 종류의 사행산업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몇 주 이내로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