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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무공천하자 진보당 1위? 박지원도 무소속 지원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가운데, 진보당이 다시 원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주 MBC·리얼미터의 전주을 재선거 여론조사 결과(19~21일)에 따르면, 강성희 진보당 후보 지지율이 25.9%로 가장 높았다.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정엽 후보가 21.3%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경함했고, 그 뒤를 김호서 무소속 후보(15.2%),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10.1%)가 이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진보당은 2014년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하게 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2017년 민중당으로 재창당해 2020년 진보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8월 지방선거에서는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당선을 비롯해 광역의원 3석, 기초의원 17석을 얻었다. 같은 시기 광역의원 2석, 기초의원 7석을 얻은 정의당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 진보당이 새 변수로 떠오르자, 지역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26일 전북도의회를 방문해 “전주을에 임정엽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DJ 시절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임 후보가 예상 밖으로 고전하자 당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안호영 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7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당 방침에 어긋난다”고 공식 경고를 내렸으나, 당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2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가져올 자리인데, 당이 무공천하겠다고 정한 원칙과는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 역시 “전주을 선거에는 누구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지도부 방침이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당 내부에선 박 전 원장의 지지 선언이 해당 행위인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한다.

당내 논란이 커지는 건 이미 여러 후보가 2024년 전주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전체 차원에서는 진보당의 원내진입을 막는 게 전략상 유리하겠지만, 전주을 출마를 준비 중인 개별 후보 입장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뒤 민주당에 입당해 자리를 틀어쥘까 걱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녀온 건 사실이지만, 더는 이야기하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을 뽑는 자리는 전주을이 유일하다.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전주 을)이 지난해 5월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해 열리는 재선거여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 당헌 96조는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사건으로 직위를 상실할 경우 해당 지역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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