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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올 땐 빈손, 나갈 땐 현백 쇼핑백" 남욱이 증언한 그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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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남욱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욱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이) 돈을 갖고 나가는 그 장면을 본 게 제가 (유동규에게) 경선자금 드리는데 상당히 큰 계기가 됐거든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8일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남욱(50)씨 진술이다.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김용이 20억원을 요구했고, 총 8억4700만원을 남욱을 통해 모아 그중 6억원을 (김용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재판에서 돈을 모은 세부 과정과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된 날짜, 그리고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쇼핑백을 가져가는 장면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남씨는 “김용 의원이 들어갈 때 빈손, 나갈 땐 쇼핑백 위를 잡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현대백화점 쇼핑백이었다” 등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남씨는 5억원 전달 날짜도 6월 6일로 특정했다. 남씨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이 5월 초 최소 5억원을 요청했고, 5월 30일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과 스피커폰으로 ‘광주에 돈이 필요하다’고 통화하는 걸 들었다. ‘급하단다, 빨리해달라’는 재촉에 돈을 빌려 6월 6일 전달했다.

김 전 부원장이 “왜 정치자금 사건을 나중에 갑자기 꺼냈냐”며 신빙성을 공격하자, 남씨는 “증거를 가지고 검찰이 물어보니까 그제야 대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인허가가 어려운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말한 데 대해, 남씨는 “뭘 대가로 돈을 마련해주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내심 도와주면 좋겠다 기대한 건 맞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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