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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세 미만 아기, 입원 의료비 0원…2자녀도 다자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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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저출산 정책을 냉정하게 다시 평가하고,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3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5년간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7년 만에 위원장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민간 전문가와 정부 위원인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역대 최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에 대응해 윤 정부는 기존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를 바탕으로 한 ‘선택과 집중’이란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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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당시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의 목표로 ‘개인 삶의 질 향상’을 내세웠다. 위원회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목표”라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그간 저출산 정책이 부처별 과제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과 무관한 정책이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해 저출산 대응 과제 214개에 들어간 군무원·장교·부사관 인건비 증액 예산(978억원), 산학연 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3025억원), 신진예술가·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83억원) 등이다.

위원회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산 대응에 약 280조원을 쏟아부었으나 정책 수요가 높은 임신·출산·돌봄 등 아동·가족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280조 쏟고도 0.78명…기존계획 전면 재검토해 ‘선택과 집중’

홍석철(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상임위원은 27일 브리핑에서 “저출산·고령사회의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효성 높은 핵심 정책을 중심으로 전환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엄청난 저출산 예산이 쓰였다고 국민은 알고 있다. 위원회는 이런 정책을 재구조화하는 데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와 부모에게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위원회는 저출산 대응 5대 핵심 분야로 ▶돌봄과 교육 ▶일·육아 병행 ▶주거 ▶양육비용 ▶건강을 제시했다.

위원회가 방점을 두는 건 일·육아 병행 지원이다. 먼저 가정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와 어린이집 시간제 보육을 확대한다. 돌봄 서비스 이용 가정을 현재 7만8000가구에서 3배 수준으로 늘린다. 다자녀 기준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넓히기로 했다. 또 위원회는 2세 미만 영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입원 의료비 제로(0)화 방안도 보고했다. 생후 24개월 미만 영아의 입원 진료 시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5%에서 0%로 줄이기로 했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생후 2년까지 미숙아나 선천성 이상아의 의료비도 지원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연 500곳 규모로 확충하고 인센티브·근무수당 지원으로 0세반 개설과 토요보육 확대를 유도한다.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도입한 부모급여(0세 월 70만원)를 내년 월 100만원(0세 기준)으로 확대한다.

출산휴가·육아휴직 제도와 관련해 실태조사, 근로감독,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정보 공시 등을 도입해 실제로 제도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성호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모성보호 제도 활성화를 위해선 사업장 이행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중소기업 사업주가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대체인력이나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확대 시행한다. 대상 자녀 연령 상한을 초등 2학년(만 8세)에서 6학년(만 12세)으로 높이고 부모 1인당 최대 24개월에서 36개월로, 통상임금 100% 지원 시간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린다.

청년·신혼부부에게 분양주택,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자녀 수에 따라 주거 면적을 다르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7년까지 신혼부부에게 공공분양(뉴:홈) 15만5000호, 공공임대 10만 호, 민간분양 17만5000호 등 43만 호를 공급한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 구입·전세자금 지원 대출의 소득요건을 완화한다. 난임 부부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난자 냉동 시술에 대한 지원도 도입된다.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노인 연령 기준(65세) 상향 논의를 본격화한다. 또 고령자 계속고용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각한 인구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자녀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했을 때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질 텐데 그런 구조적 문제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책 수요자인 청년이나 젊은 부부들의 목소리가 실제로 반영됐는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이 국가적 과제라면 기후위기와 마찬가지로 종합적·장기적·구체적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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