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차 BMW i7’ 로버트 카렌베르크 총괄 부사장에게 듣는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럭셔리한 실내
프리미엄 전기차의 드라이빙 제시
충전 인프라 등에 지속적 투자할 것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종합주행로에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시험중인 i7.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강력한 주행성능에 탑승자가 안심할 수 있는 최신 안전 기능까지 갖췄다. 어떤 도로에서도 시선을 끄는 디자인도 강점이다. [사진 오토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3/29/028f5cdc-21ca-4918-9b39-fb90148e5c93.jpg)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종합주행로에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을 시험중인 i7.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강력한 주행성능에 탑승자가 안심할 수 있는 최신 안전 기능까지 갖췄다. 어떤 도로에서도 시선을 끄는 디자인도 강점이다. [사진 오토뷰]
![로버트 카렌베르크 BMW 7시리즈 프로젝트 총괄 부사장. [사진 BMW]](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3/29/07ad1d8e-6da2-49b1-b8a6-3b80536fa4e6.jpg)
로버트 카렌베르크 BMW 7시리즈 프로젝트 총괄 부사장. [사진 BMW]
자동차 제조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큰 세단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기는 어렵다. 특히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으로 인정받으려면 많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BMW 7시리즈는 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몇 안 되는 모델이다. 그런 BMW 7시리즈에 전기차 모델까지 추가됐다. 2억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중앙일보 올해의 차’와는 거리감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i7은 비싼 가격을 고려해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끌어내며 당당히 2023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이변을 낳았다. 가격대가 높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i7에 담긴 얘기들을 로버트 카렌베르크(Robert Kahlenberg) BMW 7시리즈 프로젝트 총괄부사장이 전해왔다.
지금까지 BMW는 올해의 차와 인연이 크게 없었다. 고성능 모델을 다수 보유한 덕분에 올해의 퍼포먼스 부문상을 수상하는 경우에 그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2년 연속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2년 연속 전기차가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새로운 기록까지 작성했다. 이에 카렌베르크 부사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BMW그룹의 전동화 방향성을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중앙일보 COTY에서 다시 한번 지지하고 인정해 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달했다.
i7은 디자인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점수 집계 결과 i7은 디자인 부문에서 3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카렌베르크 부사장에 따르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동시에 “BMW의 클래식 디자인을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롤스로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외관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디자인을 강조했다”면서 “실내는 미래 지향적인 럭셔리 드라이빙 공간과 퍼스트 클래스급 뒷좌석에 초점을 맞췄다”고 언급했다.
뒷좌석의 백미는 31.3인치 크기의 시어터 스크린이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는 이동과 관련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운전자의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30개 이상의 초음파 및 레이더 센서와 차량용 카메라를 장착해 안전사양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BMW가 뒷좌석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 특성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는 운전자 안전을 위해 영상 시청은 정차 중만 가능하다는 것.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시점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현재의 시어터 스크린이었다는 설명이다.
i7과 운전을 경험한 심사위원들은 “역시 BMW”라면서 주행 성능 관련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연기관의 노하우가 전기차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그동안 BMW가 쌓아온 구동 배분과 차체, 서스펜션, 무게 배분 기술력 등의 차이가 모여 한 차원 다른 주행 감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를 카렌베르크 부사장은 “프리미엄 드라이빙 경험을 i7이 제시한다”고 표현했다.
그렇다고 i7이 내연기관 7시리즈와 완전히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만의 독특한 주행 사운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i7에는 6가지 ‘마이 모드(My Modes)’와 주행 상황에 따른 다양한 전기 주행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 분야도 노하우와 연결된다. 이미 BMW는 2009년부터 보행자 경고음을 개발했고 2014년 출시한 i8을 시작으로 차량의 주행 상태에 따라 제어되는 외부 음향을 실내의 운전자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2019년부터는 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와 협업으로 타사 전기차와 차별화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7시리즈와 i7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에 놓여있다. 특정 모델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를 카렌베르크 부사장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수입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7시리즈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했던 시기는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한 BMW 4세대 7시리즈(E65) 시절이었다”며 “과거를 모방하지 않고 예상 가능한 것을 하지 않는다는 크리스 뱅글의 대담한 시도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선택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단순히 신차만 내놓는 것이 아닌 투자도 지속하겠다는 포부다. 대표적으로 충전 인프라의 지속적인 투자를 꼽았다. “BMW코리아는 꾸준히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면서 “그 결과 수입차 최대 규모인 877기의 충전 인프라를 갖췄다. 덕분에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 중 유일하게 ‘충전 인프라’ 보조금 인센티브를 적용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BMW그룹은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전동화 차량으로 판매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룹의 목표에 발맞춰 한국 시장에서도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카렌베르크 부사장은 BMW가 혁신적인 디자인과 신기술, 높은 상품성, 충전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BMW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높은 관심으로 차세대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한국의 요구사항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도 얘기하고 싶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