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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사냥’ 흐뭇한 두목 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개막을 앞두고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8일 마무리됐다. 약체로 평가됐던 삼성이 2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반전을 예고했다. [뉴시스]

개막을 앞두고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8일 마무리됐다. 약체로 평가됐던 삼성이 2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반전을 예고했다. [뉴시스]

누가 ‘사자 군단’을 약하다고 했나.

약체로 평가됐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시범경기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올 시즌 도약을 예고했다. 삼성은 28일 끝난 시범경기 레이스에서 10승4패의 성적으로 2위에 올랐다. 전날까지 1위를 달렸지만, 이날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3-14로 져 2위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 시즌 결과와 큰 관계가 없다는 게 야구계의 상식이다. 그러나 올해 삼성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박진만(47)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최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 감독은 “약하다는 평가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자극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승부욕을 발휘해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박 감독이 흐뭇해 한 대목은 경기 내용이다. ‘경쟁’을 강조했던 감독의 기대대로 주전이 아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먼저 ‘미완의 대기’로 꼽혔던 이성규는 시범경기 홈런 1위(5개)를 질주하며 김현준이 부상으로 빠진 중견수 자리를 예약했다. FA로 이적한 김상수의 보상 선수로 데려온 외야수 김태훈도 엔트리 진입이 유력해졌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다. 시범경기는 테스트 성격이 강한데, 우리 젊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많은 훈련을 통해 기술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맡은 박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습 경기에서 패하면 보강 연습을 했다. 최근 보기 힘들었던 ‘강훈련’이란 단어가 삼성 캠프의 화두였다.

박진만 감독

박진만 감독

1976년 11월생으로 KBO리그 최연소 사령탑인 박진만 감독은 “내가 현역으로 뛸 때보다는 훈련량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훈련보다는 컨디셔닝 위주로 돌아간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상대 선수를 죽일 듯이 하라’고 독려했다. 나도 현역 시절에는 독하게 운동했다”고 말했다.

강훈련의 효과는 시범경기에서 바로 나타났다. 마음가짐부터 달라진 삼성 선수들은 정규시즌 못지않은 집중력으로 시범경기를 소화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만년 최하위 팀 한화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로 처졌던 한화는 이날 최종전에서 삼성을 잡고 시범경기를 단독 선두(9승1무3패)로 마쳤다. 지난해 입단한 영건 문동주가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노시환과 정은원 등 주축 야수들이 맹활약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KT 위즈도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LG는 8승6패로 3위를 차지했고, SSG와 KT는 각각 5승3무5패, 6승2무6패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이어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5승2무6패 공동 6위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는 모두 4승 씩만 챙기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올해 시범경기에는 예년보다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주말에는 경기당 5000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들기도 했다. 최근 끝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적잖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야구를 즐겼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4월 1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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