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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만 3322억원…마이클 조던의 ‘나이키 연금’ 탄생 비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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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에어’(감독 벤 에플렉)는 마이클 조던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만든 전설적인 운동화 라인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그린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에어’(감독 벤 에플렉)는 마이클 조던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만든 전설적인 운동화 라인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그린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60)이 농구공 한번 튀기지 않고도 매년 수억 달러를 버는 비결은? 바로 나이키 운동화 ‘에어 조던’ 덕분이다.

조던은 미국 프로농구(NBA)에 갓 데뷔한 1984년 이 나이키 신제품에 자신의 이름을 허락한 대가로 이 제품 수입의 5%를 받기로 계약했다. 그가 지난해 나이키에서 받은 돈은 2억5600만달러(약 3322억원)에 이른다. 조던이 NBA 역사상 최고 스타가 되면서 ‘에어 조던’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농구 천재를 알아본 나이키의 선견지명이 통했다. 당시만 해도 업계 꼴찌였던 나이키가 아디다스·컨버스 등 경쟁사를 제치고 조던과의 계약을 따낸 배경엔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 자체를 신발에 담아낸 과감한 디자인과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의 통찰력이 있었다.

벤 에플렉(左), 맷 데이먼(右)

벤 에플렉(左), 맷 데이먼(右)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에어’는 바로 그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담은 작품이다. 할리우드 대표 절친 배우 벤 에플렉과 맷 데이먼이 감독과 주연으로 뭉쳤다. ‘굿 윌 헌팅’(1997)의 각본을 함께 써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던 두 사람은 2년 전 시대극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공동 각본 겸 주연으로 다시 뭉쳤다. ‘에어’는 두 사람이 함께 설립한 제작사 ‘아티스트 에쿼티’의 창립작이다. 데이먼이 조던과의 계약을 성사한 나이키 경영진 소니 바카로 역을, 에플렉이 나이키 공동 설립자 필 나이트 역과 연출을 겸했다. 28일 이 영화의 글로벌 화상 기자회견에서 에플렉 감독은 “든든한 동료 배우들 덕분에 촬영 과정이 공중 위를 걷는 것(a walking on air)처럼 짜릿하고 쉬웠다”고 농구화 이름을 패러디한 답변을 내놨다.

영화는 나이키의 신생 농구화 부서를 업계의 전설로 만든 배불뚝이 중년 소니 바카로의 성공담을 경쾌하게 그려나간다. 농구팀 ‘시카고 불스’에 발탁돼 첫 NBA 경기를 앞둔 조던에게 광고비 전액을 ‘올인’하는 것을 탐탁잖아 하던 나이트 필스의 심경 변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벌금을 물 각오를 하고 NBA 운동화 배색 규정을 깬 디자인 과정 등 ‘게임 체인저’의 실화를 실감나게 담았다. 조던은 대학 시절 컨버스를 즐겨 신었고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아디다스였다고 하니, 나이키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거쳤는지 상상이 갈 터다.

‘에어’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조던 어머니의 존재감이다. 실제 제품 수익금 일부를 영구히 받기로 한 건 조던이 처음이었다. 이런 파격적인 계약을 끌어낸 게 아들의 장래성을 확신한 델로리스였다. 델로리스 역의 비중이 커진 건 조던이 에플렉 감독에게 직접 어머니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다. ‘헬프’(201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 등의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를 어머니 역에 추천한 것도 조던이었다고 한다. 조던의 아버지 제임스 역의 줄리어스 테넌은 실제 데이비스와 부부 사이다. 현실에서 제임스 조던은 1993년 아들의 팬인 소년 강도들 손에 숨졌다. 에플렉 감독은 “‘에어’는 현재 유행하는 운동화 문화의 시작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라며 “우리가 아는 스포츠 스타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에 어머니의 영향력에 관한 이야기로 진화한다. 데이먼과 내가 이 이야기를 좋아했던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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