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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종욱 직무대행 체제로, 사외이사 2명 또 사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KT가 혼란의 연속이다. 27일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사퇴한 데 이어, 28일엔 구현모 현 대표가 사퇴했다. 임기 만료일인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사흘 앞두고서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사외이사들도 동반 사퇴하면서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KT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경영 공백을 메꾸고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이날 공시를 통해 “구 대표와 함께,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인물로 임기를 1년 남긴 상태였다. 유 사외이사는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인사로 지난해 재선임돼 임기가 2년 더 남아 있었다. 이로써 KT 이사회에선 석 달 여 만에 사외이사 8명 중 4명이 사퇴하는 기록을 남겼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낸 이강철 사외이사가, 3월엔 벤자민 홍 사외이사(라이나 생명보험 이사회 의장)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했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여권과 이사회가 대치하는 모양새가 거듭되며 벌어진 일들이다.

대표이사 직무는 정관 및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따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행한다. KT는 비상경영위원회를 박 대표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KT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KT 목표 주가를 4만4000원으로 기존보다 15% 낮춘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부터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심사위원회 등을 새로 수립하는 등 일련의 절차를 고려하면 상반기 안에 CEO 선임은 무리”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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