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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1위 명동의 굴욕, 매출은 신림역 상권보다 낮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난해 서울 주요 상권에 영향을 미쳤다. 강남 상권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빨랐지만, 강북 지역 상가 중 특히 3층에 입점한 상인은 코로나19 후폭풍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 명동은 매출 회복세보다 임대료 상승 폭이 컸다.

서울시는 시내 140개 주요 상권 내 1층 점포 위주 1만2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주요 상권 1층 점포 통상임대료는 월평균 408만원이었다. 통상임대료란 월세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한 금액, 공용 관리비를 합친 것을 말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과 비교하면 6.6%가량 상승했다. 점포당 평균 전용면적은 58.7㎡(17.8평), 점포당 평균 보증금은 5835만원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에서 월평균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은 중구 명동거리다. 이 지역 입점 상인은 지난해 1㎡당 월평균 21만원을 냈다. 강남역(14만3600원)과 여의도역(10만9700원), 압구정 로데오길(10만3400원) 등도 1㎡당 월 임대료가 10만원을 넘었다.

인상률로 봐도 명동거리는 지난해 상가 임대료가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명동거리가 16.0%, 명동역 남측이 15.1%로 각각 인상률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구로구 오류역 인근 상권(14.2%)은 압구정 로데오길(14.1%)과 임대료 인상률이 비슷했다. 용산구 한남오거리(11.9%)도 강남역 1층 상권(11.8%)보다 더 상승했다.

반면 용산구 숙대입구역 근처는 조사 대상 중 임대료가 하락(19.6%)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구로역도 임대료 인상 폭(2.1%)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둔촌주공아파트 5930세대가 집단 이주한 강동구 둔촌동역 인근도 임대료 증가율이 2.2%에 그쳤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풍파에서 가장 빠르게 벗어난 상권은 강남구 가로수길이었다. 점포 1㎡당 61만6000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1년 대비 61.6% 증가했다. 이른바 ‘힙지로’로 불리며 젊은 세대가 몰려든 중구 을지로3가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57.4% 늘었다(2위). 대규모 주택가가 들어선 강동구 고덕역(54.0%·3위)도 상권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금천구 독산사거리는 2021년 대비 매출이 15.3% 회복해 주요 상권 중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또 성수동 카페거리(16.7%), 마포구 홍대입구역(18.5%) 등 핵심 상권에 있더라도 3층에 위치한 상가는 회복세가 더뎠다.

임대료가 뛰었다고 매출이 비례해서 는 건 아니었다. 명동거리는 2021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50.8%)이 관악구 샤로수길(52.0%)이나 송파구 잠실역(51.9%)보다 낮았다. 샤로수길(4.6%)이나 잠실역(7.2%) 임대료 증가율은 명동거리(16.0%) 절반 미만이다.

또 서울 주요 상권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했다. 강남구 가로수길이 뜨자 근처 매봉역 상권은 상대적으로 침체하고, 강동구 고덕역 인근 상가 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인근 길동역 매출은 정체되는 식이다.

박재용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임차인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임대료·권리금도 오르고 있다”며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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