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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흑자→적자국, 반도체는 거의 반토막…“금융위기 이후 최악”

중앙일보

입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무역현안 관련 제2차 언론 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참석자는 왼쪽부터 한국무역협회 장상식 동향분석실장, 정 부회장, 정희철 지역협력실장. 연합뉴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무역현안 관련 제2차 언론 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참석자는 왼쪽부터 한국무역협회 장상식 동향분석실장, 정 부회장, 정희철 지역협력실장. 연합뉴스

한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국내 수출의 20% 차지하면서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고,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꼽히던 중국이 ‘최대 적자국’으로 바뀌면서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무역 현안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수출 부진 흐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수출이 8~9% 감소하고, 무역적자는 최대 41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12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해 13.4%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1분기 수출은 -12.6%, 2분기 -11.9%, 3분기 -10.1% 등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4분기가 돼서야 소폭(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수출액은 작년보다 8.7% 감소한 6240억 달러, 수입액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9.1% 줄어든 6650억 달러로 예측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렇게 수출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한파’ 때문이다. 무협에 따르면 1∼2월 수출 감소 중 반도체 기여율은 70.3%에 달해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높았다.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12.8%였다. 반도체 비중이 15% 이하로 떨어진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1월 -44.5%, 2월 -42.5%, 3월 -44.7%(20일까지) 등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현 수출 감소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인 -46.9%(2009년 1월)를 갱신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스마트폰 교체 주기 연장, 서버용 메모리 교체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으로 작년 7월부터 수출이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 역시 전방산업 수요 위축 여파로 주문 감소와 가격 하락이 더해지며 1월부터 큰 폭의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대만에서도 나타났다. 대만의 올해 1~2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9.2%로, 한국(-12.0%)보다 크게 감소했다. 정 부회장은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볼 때 한국보다 대만에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더욱이 대(對)중국 교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바뀌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했다는 데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총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19.8%로 하락했다. 중국 수출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21년에는 25.3%, 지난해 22.8%였다.

올해 1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39억3300만 달러로 이달 최대 무역 적자국으로 기록됐다. 지난달까지 누적 50억7400만 달러 적자였다. 월간·연간 기준 통틀어 중국이 최대 무역 적자국에 오른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정 부회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대비 수입 수요가 둔화했고, 수출 상품 구성 중 중간재 자체 조달률이 상승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조상현 무협 통상지원센터장은 “최소 상반기까지는 터널 안에 갇혀있는 형국”이라며 “아직 대외 변수가 개선됐다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내실을 다지면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3월 중순까지 수출도 1년 전보다 감소하면서 반년째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누적된 무역적자 규모는 작년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09억4천5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4% 줄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3월 중순까지 수출도 1년 전보다 감소하면서 반년째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누적된 무역적자 규모는 작년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09억4천5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4%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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