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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건보 재정 3조원 이상 흑자…누적 준비금 24조원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3조원 이상의 흑자를 보여 2년 연속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일상회복 이후 의료 이용이 다시 늘었지만 보험료 등으로 거둬들인 돈이 더 많은 영향이다. 건강보험 곳간에 쌓아놓은 누적 적립금은 24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건강보험 재정 현황을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중앙포토.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중앙포토.

지난해 건보 재정 당기수지(총수입-총지출)는 연간 3조6291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건보공단은 “전년 대비 수입과 지출이 모두 증가했으나 지출 증가 폭보다 수입 증가 폭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라 지역 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줄었지만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한 영향 등으로 수입은 전년보다 8조3000억원(10.3%) 늘었다. 건보공단은 “상용 근로자가 꾸준히 늘면서 직장 가입자 수가 증가했고 경제성장과 명목임금 상승으로 직장 보수월액 증가율 또한 올랐다”고 밝혔다.

직장 근로자의 연말정산 보험료는 전년보다 4% 증가했고 체납금 징수 강화 등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징수율도 2.2% 올랐다. 지출은 전년보다 7조5000억원(9.6%) 증가해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수입 증가 폭보단 못 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춤했던 의료 이용이 지난해 회복되면서 코로나19 외 호흡기질환 등 경증 질환 관련 급여비가 늘었다. 특히 외래 비중이 높은 의원급은 외래 급여비가 16.2% 증가했다. 이는 총 급여비 증가(15%)로 이어져 최근 4년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밖에 지난해 상반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동네 병·의원 검사 치료 체계로 전환되면서 관련 지원이 늘었고, 수가 인상, 임·출산 진료비 등 현금급여 확대, 건강검진 수검 인원 증가 등 관련 지출도 증가했다.

건보재정 수지는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 등의 당기 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문재인 케어 시작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로 지출이 준 덕에 2조822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이런 기조가 2년 이어졌다.  2년 연속 흑자 덕분에 일단 건보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적립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을 충당하거나 단기 유동성 악화로 지출할 현금이 모자랄 때 사용하기 위해 쌓아두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지사. 뉴스1

건보재정의 중장기적 전망은 밝지 않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돈 낼 사람은 급격히 주는 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사람은 크게 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2030년 중기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지출은 2024년 106조9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후 2025년 118조5000억원, 2028년 144조5000억원, 2030년 164조1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연평균 증가율은 8.1%다. 이 기간 수입의 증가율은 연평균 7.2%에 그친다. 건보 당기 수지 적자 규모는 2024년 4조8000억원, 2025년 7조2000억원, 2028년 8조4000억원, 2030년 13조5000억원 등으로 갈수록 불어난다. 앞서 강도태 전 건보공단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올해 적자로 돌아서고 그 규모가 약 45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건보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된 문 케어를 대폭 손질하고 외국인 피부양자의 건강보험 자경격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지난달 확정했다.
건보공단은 “2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나,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2025년 초고령사회 도달, 의료이용 회복 등으로 향후 재정 불확실성은 점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한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에 따라 재정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꼭 필요한 의료적 필요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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