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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유동규, 이재명 경선자금 20억 요구하며 사업 도움 줄 수 있다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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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에 연루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2021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하면서 자신이 “15억원까지는 해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서 경선자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면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을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남 변호사의 증언은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같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이 자금을 요구하면서 당시 자신이 염두에 둔 안양시 박달동 탄약고 이전과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관련 도움을 약속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인지를 묻자 남 변호사는 “대가라는 표현은 잘 모르겠지만 ‘형(유 전 본부장)도 이거 도와줄게’ 했던 건 맞다”고 답했다.

이어 “도움 주는 대가로 15억 해드리겠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신탁회사 설립 관련해서는 도움 받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한 건 맞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을 만나 1억원을 받아 간 정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들어갈 때 빈손으로 들어가고, 나갈 때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면서 “그래서 ‘돈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사무실 옆 흡연실에 앉아 유리 벽을 통해 이런 상황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지난 공판에서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 측근 이모씨에게서 1억원을 건네받은 뒤 2021년 4월 말 또는 5월 초순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넸다며 이 돈이 김 전 부원장이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쇼핑백에 든 돈’에 대해 “제가 드린 경선자금과는 별개 자금”이라면서 “2021년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줬다는 현금 1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그 돈 갖고 나가는 장면을 본 게 제가 경선자금 드리게 되는 데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 저렇게 실제로 돈이 오가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 6월 김만배씨를 통해 김 전 부원장을 처음 소개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2014년 6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지방선거일 저녁 김 전 부원장을 처음 만났고, 김 전 부원장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증인은 당시 김 전 부원장도 증인의 선거 지원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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