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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떠돌던 마윈, 中 나타났다…알리바바 주가 뒤흔든 귀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윈(오른쪽 두번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7일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윈구학교를 찾아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윈구학교 웨이보 캡처

마윈(오른쪽 두번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7일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윈구학교를 찾아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윈구학교 웨이보 캡처

중국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馬雲·59)이 27일 항저우(杭州)에 자신이 세운 자율형 학교를 찾아 챗(Chat)GPT 등 인공지능에 인간이 통제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윈은 “기계는 ‘칩(芯)’만 있는 데 반해, 사람은 ‘마음(心)’을 가졌다”며 “사람이 인공지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인공지능에 통제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이날 윈구(雲谷)학교가 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날 마윈의 귀국 소식에 알리바바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이날 정오경 마윈이 항저우의 한 터널에서 목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증시의 알리바바 주가는 순간 5.5% 급등하며 89.95위안을 기록했다. 하지만 홍콩 증시 시황에 밀려 개장가 대비 0.06% 소폭 하락한 85.25위안으로 마감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마이진푸(螞蟻金服,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중국어 명칭)의 올해 상장 여부는 여전히 내부 구조조정과 금융감독 기구가 만족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며 즉각적인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네티즌은 마윈의 귀국에 큰 관심을 보였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검색 해시태그 ‘#마윈 이미 귀국#’은 24시간도 안 돼 4억7000만 클릭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서 마윈이 중국 당국의 귀국 권유를 거부했다고 보도한 것도 마윈 열기의 배경이 됐다.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총편집은 28일 SNS에 “마윈의 귀국은 본래 뉴스가 되어선 안 된다”며 “블룸버그 등이 상상으로 유포한 ‘마윈이 귀국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따귀를 맞았다”고 조롱했다. 그는 “지방은 중앙정부의 정신에 따라 민영 기업을 굳게 지원하고 여론도 민영기업과 민간기업가를 우대해야 한다”며 시진핑 3기 리창(李强) 행정부 친기업 메시지 전달에 힘을 보탰다.

마윈(오른쪽 두번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7일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윈구학교를 찾아 교내를 둘러보고 있다. 윈구학교 웨이보 캡처

마윈(오른쪽 두번째)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가 27일 항저우에 자신이 세운 윈구학교를 찾아 교내를 둘러보고 있다. 윈구학교 웨이보 캡처

이와 관련, 알리바바 기획실 관계자는 “마윈은 정부와 기업가 사이의 신뢰 관계를 재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국 시점 정하기를 꺼렸다”며 마윈의 귀국 가능성을 지난주에야 들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주유천하(周遊天下)에서 돌아온 마윈은 이날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챗GPT 기술은 AI(인공지능) 시대의 단지 시작”이라며 “비록 사람의 체력과 두뇌가 기계를 넘어서지 못하지만, 기계는 ‘칩’만 가진 데 반해,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공업시대는 지식이 추동한 지식의 경쟁이었다”며 “디지털시대는 지혜가 구동한 창조력과 상상력의 경쟁이자 지도력과 담당하는 힘, 책임의 경쟁이자 독립된 사고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마윈이 언급한 ‘지도력’, ‘책임’, ‘독립된 사고’ 등 용어는 최근 인공지능 GPT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과도한 검열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마윈은 이날 교사에 대한 애정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마윈의 자금으로 개교한 윈구학교는 “교사는 마윈이 가장 좋아하는 직업이자 언젠가 학교로 돌아와 교사가 되기를 희망했다”며 그가 학교를 둘러보는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창업자로 중국 빅테크의 상징 인물인 마윈은 2020년 공개적으로 당국의 규제를 비판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 이후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지배력이 크게 손상됐고 외국을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가 1년여 만에 중국 내에서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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