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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도 19일 만에 백기…KT 경영공백 장기화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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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KT가 공시를 통해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 사퇴를 공식화했다. 구현모 현 대표의 임기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1일 종료를 앞두고 있어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 대표와 이사진은 오는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규 CEO 후보 선임 절차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차기 CEO 후보로 나섰던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은 27일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지난 7일 차기 CEO 후보에 오른 지 19일 만이다. 이에 KT는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폐기한다고 공시했다. 윤 후보가 추천한 사내이사(송경민 KT SAT 대표(KT 경영안정화TF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선임 안건도 정관에 따라 무효가 됐다.

앞서 이사회가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던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도 이사 후보에서 사퇴하며 안건이 폐기됐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3인(강충구·여은정·표현명)의 재선임 건과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만 논의 예정이다.

윤 후보의 사퇴로 KT는 차기 CEO 후보 공모 절차를 다시 처음부터 밟게 됐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심사를 포함하면, 4개월여 사이 대표 선임 절차를 네 번이나 진행하는 것이다.

최소 한 달 이상 공석으로 남을 대표직을 누가 수행할지도 문제다.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유고 시 사내이사가 직무를 대행하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전원이 유고 시 사내 직제규정 순으로 대표직을 수행한다. 이 경우 대표 직무 대리는 사장급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맡게 된다. 상법상으로는 구 대표가 임시 주총까지 대표직을 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 대표와 박 사장 모두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지원’ 사건으로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았던 것이 변수다.

이 때문에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차기 대표가 정해지기 전까지 임시 대표 선임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KT 노조는 이사회에 책임을 묻고 있다. KT노동조합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고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경영 공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경에나 KT가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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