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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지금 분홍분홍…동네마다 걷고싶은 ‘벚꽃 올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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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24일 제주시 ‘전농로왕벚꽃축제’ 현장을 찾은 이들이 활짝 핀 벚꽃 거리를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24일 제주시 ‘전농로왕벚꽃축제’ 현장을 찾은 이들이 활짝 핀 벚꽃 거리를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하늘이 흐린 만큼 벚꽃의 연분홍 빛깔이 더욱 짙어보여 좋아요.”

지난 24일 오전 11시 제주시 전농로 왕벚나무꽃 거리에서 만난 문모(40·제주시)씨가 한 말이다. 이날 거리를 가득 수놓은 왕벚꽃 나무의 연분홍 꽃망울은 절반 이상 터져 올랐다. 상춘객들은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기운을 만끽했다.

제주도 곳곳을 수놓은 벚꽃축제가 재개됐다. 24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삼도동에서 열린 ‘전농로 왕벚꽃 축제’와 25일~26일 애월읍에서 열린 ‘장전리 왕벚꽃 축제’가 대표적이다. 두 축제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앞두고 4년 만에 재개됐다.

제주관광공사는 27일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제주마을산책 ‘봄, 삼도동 벚꽃로드’편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제주 여행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는 도보여행 콘텐트다. 전농로 벚꽃길은 신분을 뛰어넘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 목숨을 잃은 여인 ‘홍윤애’의 넋과 순애보를 기리기 위한 비석과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홍랑길’을 소개한다. 홍랑길 인근에는 제주의 멋을 담은 의류를 선보이는 ‘아일랜드 프로젝트’ 오프라인 숍, 필름카메라와 함께 떠나는 도보여행 ‘삼도동 필름로드’ 등 핫플레이스가 많다. 봄을 닮은 카페 ‘하빌리스커피’, 40년 동네빵집 ‘행복밀’, 50년 전통을 이어오는 ‘원이조설렁탕’ 등도 있다. 관광객 김모(42·경기도 파주시)씨는 “벚꽃과 아기자기한 동네가 어우러진 삼도동 벚꽃길을 걷다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제주 곳곳에는 벚꽃 명소도 많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위미리 벚꽃길’은 벚꽃이 만개하면 좁은 골목이 벚꽃 터널처럼 보인다.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는 유채꽃과 벚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타이틀을 보유한 길이기도 하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인근인 예래동은 벚꽃을 보며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 제주시 해안동 ‘어승생 수원지’와 제주시 조천읍 ‘감사공묘역’은 겹벚꽃이 매력적인 곳이다. 개량종인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붉은색이 진하고 꽃송이가 더 크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과장은 “올해 제주 벚꽃은 지난 22일 공식 개화해 지난해보다 사흘가량 일찍 폈다”며 “왕벚꽃 명소인 삼도동과 장전리 등을 걷다 보면 제주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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