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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에 비명 송갑석…비명계 “사무총장 유임, 방탄 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명’ 색채를 덜어내는 당직 개편으로 내홍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교체론이 불거진 사무총장이 유임되자 일각에선 당장 불만이 터져 나왔다.

27일 박성준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일부 당직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우선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표적 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의원(재선·광주 서갑)이 임명됐다. 송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친명계가 주도한 ‘당헌 80조 개정’을 공개 비판했고, 현재도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길’에서 활동 중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책위의장에는 김민석 의원(3선·서울 영등포을)이 기용됐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출신인 김성주 의원(재선·전북 전주병)이 맡게 됐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다.

전략기획위원장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한병도 의원(재선·전북 익산을)이 임명됐다. 제3사무부총장(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은 박상혁(초선·경기 김포을) 의원이 맡는다.

수석대변인은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권칠승 의원(재선·경기 화성병)이 담당하게 됐다. 강선우 의원(초선·서울 강서갑)은 대변인단에 새로 합류했다. 박성준(초선·서울 중·성동을) 대변인과 원외 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되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등으로 여러 논란을 빚은 친명계 김의겸 대변인은 교체됐다.

박 대변인은 “통합, 탕평, 안정을 고려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김병욱·김남국·문진석 의원이 당직을 내려놔 친명 색채를 완화했다는 게 지도부 자체 평가다.

그러나 내년 총선 공천의 실무를 진두지휘할 조정식 사무총장은 유임돼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중요한 자리 인사를 보면 오히려 방탄 정당을 강화한 듯하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을 안 바꾸는데 혁신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앞으로도 인적 쇄신 얘기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단순히 사무총장 유임이 문제가 아니라, 이 대표 거취 표명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당 내홍의 원인이 이 대표 자신의 ‘사법리스크’인 만큼 “대표가 책임지지 않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은 송 신임 최고위원 페이스북에 “당신이 ‘수박(비명계를 비판하는 은어)’ 아닌가”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반발 댓글을 달았다. 이 대표의 측근은 “당원들이 송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에 반대하는 문자를 많이 보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직 개편을 요구한 의원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개편)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위증교사 의혹엔 “신작소설”=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나온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또 다른 신작 소설을 시작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기초적인 사실은 좀 확인하고 하라”고 반박했다. 이 의혹은 검찰이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 자택을 최근 압수수색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로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받은 뒤 2019년 2월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보고 지난 23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27일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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