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 파산 SVB 인수하기로

사진은 SVB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가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의에는 약 720억 달러(약 93조7000억원) 규모의 SVB 자산을 165억 달러(약 21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약 900억 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증권과 다른 자산은 FDIC의 법정관리대상으로 남으며, FDIC는 5억 달러(약 6510억원) 상당의 퍼스트 시티즌스 주식평가보상권(SAR)도 갖게 된다.

SVB는 이달 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으로 하루 만에 400억 달러(약 51조9000억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10일 파산했다.

이후 FDIC는 SVB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나 1차 시도에서는 실패했다. 이후 진행된 협상에서 퍼스트 시티즌스는 내셔널 뱅코프와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낙점됐다.

인수 결정에 따라 SVB 지점 17곳은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하게 된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본사를 둔 중소 은행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미국 내 은행 중 30위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퍼스트 시티즌스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FDIC 관리에 들어간 은행을 인수한 것을 두고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